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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선서 좌파연합 루고 후보 당선 유력…61년만에 정권교체 눈앞 중남미의 좌파 바람이 60년 이상 우파가 집권한 파라과이에도 불고 있다. 특히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정부 등 남미 좌파 3인방 정부가 파라과이의 좌파 후보를 지원한다는 논란이 나와, 20일(한국시각 20일 오후 8시 투표 시작) 치러진 파라과이 대선이 남미의 좌우 대결장이 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전직 신부였던 페르난도 루고(57) 좌파연합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61년 동안 파라과이를 지배해 온 집권 콜로라도당의 블랑카 오벨라르(51•여), 좌파연합의 루고, 쿠데타를 도모했다 체포됐던 장군 출신 리노 오비에도(64) 세 후보가 이번에 맞붙었다. 선거 하루 전인 19일 <울티마 오라> 등 현지 언론은 루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4.5%로 두 후보에 약 6%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여론조사기관인 아이시에이(ICA) 그룹이 자체 집계한 결과로는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집권당의 오벨라르 후보가 2.5%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이번 선거에서 정권교체 등 변화의 가능성이 보이자, 빈곤을 피해 아르헨티나와의 접경 지대로 도망친 수천명의 파라과이인들이 투표를 하러 파라과이로 돌아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하기도 했다. 집권당의 선거부정도 우려되고 있다. 현지 비정부 인권단체의 조엘 파이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전자투표가 종이투표로 바뀌는 바람에 개표소가 50% 더 늘게 됐으며 야당이 충분한 선거감시원을 배치하기 힘들게 됐다”고 전했다. 반면 니카노르 두아르테 파라과이 대통령은 ‘반미 좌파 3인방’인 차베스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좌파 후보인 루고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아르테 대통령은 “외부의 선거운동원들이 파라과이로 들어오고 있으며, 루고가 패배할 경우 폭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파라과이의 가장 가난한 교구에서 12년 동안 주교 생활을 해 온 ‘빈자의 주교’ 루고 후보는 자신을 남미의 다른 좌파 지도자들과 차별화하고 있다. 루고는 “차베스는 군인이고 나는 성직자다. 코레아는 지식인이지만 나는 아니다”라며 자신이 이념에 근거하지 않은 생활형 지도자임을 강조했다. 남미 해방의 상징인 ‘체 게바라’를 존경한다는 루고 후보는 “나는 단지 민중의 고통과 희망을 느끼는 개인일 뿐”이라고 자신을 표현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또 그는 브라질 접경 지역에 위치한 이타이푸 댐의 전력 사용료에 대해서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재협상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내놓아 당선되더라도 인접한 다른 중도 좌파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루고 후보는 당선 뒤 주요 수출품인 농산물의 관세를 올려 국민에게 거의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득을 분배할 수 있는 정책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인구 650만명의 파라과이는 절반에 가까운 43%가 빈곤계층이며 13%가 실업자인 남미의 최빈국 중 하나이다. 한겨레신문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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