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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마레스카 유엔평화대학 총장 방한 한국외대와 공동 석사학위 과정 개설 197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 미국 행정부에서 대(對)동구권 협상 전문가로 활약했던 존 마레스카(70•사진) 유엔평화대학(UPEACE) 총장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한국외국어대가 이 대학과 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국제법과 인권학’과 ‘미디어와 평화학’ 석사 과정을 개설한 것이 방한 계기다. 마레스카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무대에서 국가보다는 개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라며 “국가 사이의 공식적 외교를 통하는 방식뿐 아니라 개인의 인적 자질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국제 평화질서 유지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환경•인권•국제분쟁 등 지구촌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국제 무대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UPEACE는 유엔총회의 결의를 거쳐 80년 중미의 코스타리카에 설립된 석사 과정의 대학이다. 코스타리카는 전 세계에서 헌법에 명시해 군대를 없앤 첫 국가이기 때문에 유엔이 이곳에 UPEACE 본부를 두기로 했다고 한다. 이 대학은 본부 캠퍼스뿐 아니라 세계 10여 개국에 석사 학위과정과 연구협력 기관을 두고 있다. 현재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이 대학의 명예 이사장이다. 마레스카 총장은 “UPEACE는 국제법과 분쟁해결•인권법•환경안보•평화학 등 10개 분야에 석사과정을 두고 있다”며 “코스타리카 캠퍼스에만 전 세계 50개국에서 온 150여 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UPEACE 자체가 하나의 작은 유엔 본부인 셈이다. 졸업생의 18%가 유엔기구로 진출했고, 22%는 국제 NGO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레스카 총장은 “전 세계에서 모인 학생들이 이곳을 통해 국제사법재판소•유네스코 등 다양한 국제 기구와 자국의 정부 기관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며 “졸업생 개개인이 국제적인 평화 네트워크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외대가 이번에 개설한 석사과정은 한국과 코스타리카에서 1년씩 공부한 뒤 양쪽의 학위를 모두 취득하는 공동학위 제도다. 한국 강의도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한국외대는 앞으로 UPEACE와의 공동학위 과정을 더 늘려 다양한 국제기구에 진출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 육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마레스카 총장은 “젊은이들이 지구촌 곳곳의 국제 분쟁 등에 대한 관심을 갖고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가져야 한다”며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이라는 직업 말고도 국제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는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옛 소련이 무너진 뒤 미국 정부를 대표해 독립국가연합(CIS)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배노필 기자 pen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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