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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파동’ 선진국까지 확산 곡물값이 치솟으면서 식량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개발도상국들을 넘어 선진국들로 확산되고 있다. 식량을 수입하는 일본과 유럽국들은 곡물 생산국들이 수출을 줄이지 못하게끔 세계무역기구(WTO)가 막아줄 것을 촉구한 반면, 수출국들은 계속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자유무역 지상주의 흐름 속에 뒷전으로 나앉는 듯했던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이번 사태로 다시 부상하는 분위기다. 24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는 7월 인도분 쌀 선물 가가 한때 100파운드(45.36㎏) 당 25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2.5배로 뛴 가격이다. 세계 1위 쌀 생산•수출국인 태국산(産) 중질미 수출가는 같은 날 t당 1000달러를 돌파해 역시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제 쌀값의 기준이 되는 태국산 중질미 값은 올 초에 비해 2.8배로 올랐다. 여기에는 고유가라는 근본 원인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중간상들의 쟁여두기와 선물시장의 투기 움직임, 수출국들의 통제 같은 요인들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쌀 수입국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와카바야시 마사토시(若林正俊) 일본 농림수산상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식량 수출국들에 수출 물량 통제를 완화할 것을 촉구했고, 도쿄(東京)를 방문한 피터 만델슨 유럽연합(EU) 무역담당 집행위원도 이튿날 WTO 등에 수출국들의 물량 통제를 금지시킬 것을 촉구했었다. 일본과 유럽국들은 농업 보조금으로 간신히 자국 농업을 지탱해온 식량수입국들이다. 특히 일본은 쌀값 상승에 내심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쌀 수출국들은 수입국들의 호소에 아랑곳없이 통제를 계속 강화하는 추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중국, 아르헨티나 등에 이어 24일에는 브라질 정부도 쌀 수출을 무기한 중단했다. 이로써 곡물 수출을 중단했거나 제한한 나라는 최소 11개국으로 늘었다. 미국도 이달 들어 쌀 수출량을 지난달의 71% 수준으로 줄였다. 쌀 사재기 조짐 속에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할인점들이 쌀 판매 제한조치를 실시하자 소비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에드워드 샤퍼 농무장관은 24일 “쌀이 모자라는 일은 없다”면서 소비자들을 진정시키려 애썼으나 의회 등에서는 곡물가 급등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만 쏟아졌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문화일보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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