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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사흘째 암흑천지…수백만명 식품·물 구하려 '사투' 송고시간 | 2019-03-28 04:34 전기공급 일부 재개 후 이날 새벽 다시 정전…"통신망 91% 마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로 정정이 불안한 베네수엘라 전국 곳곳에서 정전이 사흘째 이어졌다. 27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수백만 명의 베네수엘라 국민이 사흘간 단속적으로 이어진 정전 속에 식품과 식수를 찾으려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전날 밤 전국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지역에 전기가 다시 공급됐지만 이날 새벽에 다시 끊겼다. 인터넷 검열 감시단체인 넷블록스는 새벽에 다시 정전이 일어난 후 전국 통신망의 91%가 마비됐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이틀간 휴업과 휴교령이 내려진 가운데 수도 카라카스 시내는 오가는 차량이 거의 없어 한산했다. 카라카스 일부 지역에 전기가 들어왔다가 나가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정전으로 냉장고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배수펌프를 가동할 수 없는 탓에 식품·식수난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시민은 자가 발전시설을 갖춰 문을 연 일부 식료품점과 식당을 비롯해 전기가 들어왔을 때 식수를 저장한 물탱크를 찾으려고 시내 곳곳을 누볐다. 카라카스 시내를 둘러싼 고지대에 있는 샘물터에선 신선한 물을 받으려고 긴 줄이 형성됐다. 주요 석유 수출 거점인 호세 항구가 마비됨에 따라 원유 수출업체 4곳도 운영을 중단했다. 비영리단체인 건강을 위한 의사들에 소속된 훌리오 카스트로는 전날 중부 아라구아 주에서 병을 앓는 81세 여성이 승강기가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고 밝혔다. 음식과 얼음을 사려고 외출한 훌리오 바리오스(60) 회계사는 "이달 초에 일어난 정전보다 이번 정전 상황이 더 안 좋을 것 같다"면서 "수많은 사람이 일하고 싶지만 교통편이 없다. 아무도 일하지 않는다면 국가가 마비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이번 정전은 지난 25일 오후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전국의 많은 지역을 강타했다. 앞서 지난 7일 오후 국가 전체 전력의 80%를 공급하는 동부 구리 댐 수력발전시설의 중앙 통제 시스템과 배전 설비 등이 고장 나면서 전국 23개 주 중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한 19개 주에 전기공급이 끊겼다. 사상 최악의 정전은 일주일간 계속된 끝에 복구가 완료됐다. 사상 최악의 정전이 복구된 후 2주가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정전이 재발해 갈수록 국민의 분노와 좌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은 이번 정전 원인을 '테러리스트의 공격'과 미국과 야권이 합작한 사보타주(고의적인 파괴행위)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야권과 많은 전문가는 마두로 정권의 무능과 부패, 노후화한 전력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부족과 유지보수 미흡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뒤 정권 퇴진운동을 벌이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오는 30일 정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과이도 의장은 "물과, 전기, 기름을 되찾기 위해 모든 주와 모든 지역사회를 휘저을 시간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작년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해 지난 1월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과이도 의장은 작년 대선이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 연금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등 불법적으로 실시됐다고 주장하면서 마두로를 인정하지 않고 임시 대통령을 자처, 미국 등 서방 50여개 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권 퇴진과 선거 재실시 운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내정간섭에 반대하는 러시아와 중국 등의 지지를 받는 마두로 대통령은 군부의 확고한 지지를 토대로 "미국이 꼭두각시 과이도를 앞세워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권좌를 유지하고 있다. penpia21@yna.co.kr 2019/03/28 04:34 송고 106.253.2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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