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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무국적' 베네수엘라 아기 2만4천명에 시민권 부여(종합)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베네수엘라 이민자 자녀들에 혜택 두케 대통령 "외국인 혐오는 잘못된 길임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 오랜 경제난에 병원마저 마비된 베네수엘라에서 첫째 아기를 잃은 아렐리스 풀리도는 배 속의 아기마저 잃을 수 없다는 생각에 이웃 콜롬비아로 건너갔다. 올해 초 콜롬비아 국경도시 쿠쿠타에서 무사히 건강한 딸을 낳았지만 걱정은 끝나지 않았다.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낳은 딸이 베네수엘라 국적도, 콜롬비아 국적도 부여받지 못한 '무국적' 상태이기 때문이다. AP통신이 지난 5월 소개한 기사 속 아기는 이제 어엿한 콜롬비아 국적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의 자녀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콜롬비아 일간 엘티엠포 등에 따르면 이번 결정으로 2015년 8월 19일 이후,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2년 후까지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의 자녀는 자동으로 콜롬비아 국적을 부여받을 수 있게 된다. 혜택 아동은 2만4천 명가량으로 추정된다. 두케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로 돌려보내질 위기에 있는 아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시민권 부여를 확대한다"며 "콜롬비아 국민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우리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케 대통령은 1인당 국민소득이 8천 달러에 못 미치는 콜롬비아의 재정적 한계 속에서도 이러한 결정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외국인을 혐오하는 것,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형제들을 차별하는 것은 잘못된 길임을 콜롬비아가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네수엘라에서 극심한 경제난과 사회 혼란이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400만 명 이상의 베네수엘라인이 생존을 위해 고국을 등졌다. 이 중 140만 명가량이 이웃 콜롬비아에 정착했다. 풀리도처럼 임신한 채로 콜롬비아에 오는 경우도 많은데 콜롬비아의 경우 자국에서 태어난 아이라 해도 부모 중 1명 이상은 콜롬비아인이거나 합법적인 체류 자격이 있어야 시민권을 부여해왔다.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의 단교로 콜롬비아 내 베네수엘라 영사 업무도 중단된 상황이라 베네수엘라 국적으로 출생 신고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많은 베네수엘라 이민자 자녀들이 어느 곳에도 등록되지 않은 '무국적' 상태로 남아, 공공 서비스 이용 등에 제약을 받아왔다. 콜롬비아가 이번에 대통령 권한으로 관련 규정을 완화하면서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베네수엘라 이민자 자녀들은 콜롬비아 아동과 마찬가지로 의료와 교육 서비스 등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민자 인권단체들은 콜롬비아의 이러한 결정을 환영했다. 국제구호위원회(IRC) 관계자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이번 결정은 콜롬비아의 난민 친화적인 입장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남미 국가들이 베네수엘라 난민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08/06 04:35 송고 106.253.2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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