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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성찬' 속에 구체적 합의내용 없어 중남미.카리브해(LAC)와 유럽연합(EU)의 60개국 지도자들은 16일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개최된 제5차 LAC-EU 정상회담에서 무역 확대에 약속하는 한편 세계무역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는 '리마선언문'을 채택했다. 리마 정상회담에 정치.경제적 여건이 상이한 60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만큼 선언문도 당초 예상대로 말의 성찬에 머물고 현안들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했다는 것이 관측통들의 평가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이 가입하고 있는 안데스공동체가 EU와 자유무역을 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무역을 원하지만 양 대륙과 우리 가족들이 균형점을 찾을 수 있는 공정한 무역이 되어야 한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유보적인 입장은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도 지지했으나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조속한 무역자유화를 주장해 안데스공동체 내부에서도 각국의 사정에 따라 의견차가 확인됐다. LAC-EU 지도자들은 또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는 식료품 가격 앙등에 대처하기 위해 "긴급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는 까지 의견을 같이 했으나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는 기자들에게 "현재와 같은 식량위기에 직면하여 농업개발이 협력분야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수억명이 기아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각국이 쌀과 밀 등 작물들에서 2%씩의 증산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기후변화의 속도를 완화하기 사업을 하기 위해 '그린 펀드'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제의했으나 구체적으로 얼마의 기금을 조성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천연가스 수출국들에서 200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기후온난화에 대처하고 아마존 밀림지역에서 재조림 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가르시아 대통령은 개막사에서 사소한 문제를 차지하고 빈곤과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명한 전략을 마련하자고 호소하고 "이 모임에 단결의 선례를 만드는 것은 지상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공개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양국간의 불편한 관계를 그래로 드러냄으로 LAC-EU 정상회담 분위기는 크게 손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폴이 전날 15일 콜롬비아 정부가 좌익게릴라 조직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으로부터 노획해 확인을 의뢰한 컴퓨터 파일들에서 손상된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힘에 따라 차베스 대통령은 궁지에 처하게 됐다. 콜롬비아 정부는 인터폴의 확인에 따라 차베스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테러단체로 규정된 FARC를 지원해 왔다는 것이 컴퓨터 파일들을 통해 확인됐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차베스 대통령은 인터폴을 비난하면서 "가소롭다"고 반박했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정상회담 휴회 중에 "남미 대륙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콜롬비아 정부"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콜롬비아 정부는) 쇼와 거짓말, 조작을 일삼고 있다. 정부와 민병대의 유착관계에다 마약거래가 만연하다. 콜롬비아에는 많은 문제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베 대통령은 리마 현지의 한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와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무한한 애정과 무한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테러리스트(FARC 게릴라)들에게 피신처를 제공하지 말 것을 요구할 뿐"이라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그러나 ALC-EU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난을 서슴지 않았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회담장에서 가벼운 키스를 함으로써 말싸움을 마무리 지었다. 차베스는 기자들에게 "나는 이곳에 싸우러 오지 않았다. 그녀와 악수를 한 것은 큰 기쁨이었다. 우리는 키스를 했다"면서 "나는 그녀에게 '만약 내가 심한 말을 했다면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이베로아메리카-중남미 정상회담에서 환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과 설전중에 국왕을 두둔했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에게 다가가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TV 화면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개막식을 기다리고 있는 사파테로 총리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건냈으며 사파테로 총리가 미소를 짓자 자파테로 총리의 오른쪽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리마 AP.블룸버그=연합뉴스)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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