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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 대신 포옹' 멕시코 대통령의 범죄대책 통할까 멕시코 정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오전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내 살인 증가 추세가 꺾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알폰소 두라소 공공치안부 장관이 기자들 앞에서 100쪽가량의 파워포인트 문서를 동원해 현 정부의 범죄대책을 설명하던 바로 그 시간, 중서부 미초아칸주에선 무장괴한이 경찰 차량을 급습해 경찰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 정부 들어 공권력을 상대로 발생한 최악의 사건이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범죄율은 멕시코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도 범죄 줄이기를 역점 과제로 삼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부터 자신의 범죄 대책을 설명하는 데 자주 쓰는 말은 '총알이 아닌 포옹'(Abrazos, no Balazos)이라는 표현이다. 그는 펠리페 칼데론 전 정권이 벌인 '마약과의 전쟁'이 오히려 벌집을 쑤신 듯 폭력을 키웠다는 점을 지적하며 폭력이 아닌 평화로 범죄에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찰이나 군의 무력 사용도 자제하도록 했다. 지난 5월 군인 여러 명이 폭력조직과 연계된 자경단에게 잡혀 무기를 잠시 빼앗기고 조롱당하는 일이 있었다. 군의 굴욕으로 여겨질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 군인들을 초청해 침착한 대응을 칭찬했다. 정부는 또 당장 범죄조직 소통에 집중하기보다 젊은이들이 범죄조직에 가담하지 않게끔 직업훈련 등을 시키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해법에도 집중했다. 실패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마약과의 전쟁'을 타산지석 삼은 전략이었다. 근원적인 해법이 당연히 그렇겠지만,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전략은 단기간에 효과를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정부는 증가 추세가 둔화한 데 방점을 찍었지만 살인 건수는 올해 다시 최고 기록을 고쳐 쓸 태세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치안 대책으로 창설한 국가방위대는 미국의 이민자 저지 압박 속에 국내 치안 대신 남부와 북부 국경 방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범죄조직의 잔혹한 범죄가 이어지면서 더 강력한 공권력을 기대하는 여론도 있다. 전날 숨진 경찰들을 위해 15일 미초아칸주에서 열린 추도식엔 숨진 경찰 13명 중 8명의 관만 놓여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나머지 5명의 유족은 자식과 형제가 공무 중에 죽음으로 내몰린 것에 분노해 불참했다.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로 추정되는 30여 명의 무장괴한이 영장 집행을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던 경찰들을 매복 공격해 벌어진 비극이었다. 유족들은 가볍게 무장한 젊은 경찰들이 지원병력도 없이 중무장한 범죄조직을 상대해야 했다고 비난했다. 미초아칸 주도 모렐리아의 시민 레이문도 사발라는 AP통신에 "칼데론 전 대통령 시절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며 "더 안전하고 질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경찰들에게 닥친 비극에 깊은 애도와 유감을 전하면서도 지금의 범죄대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전략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난 낙천주의자다. 이 나라에 평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10/16 08:05 송고 106.253.2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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