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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칠레 정부, 내각 3분의 1 교체…주요 장관에 40대 발탁 부적절 발언으로 시위대 공분 샀던 내무·경제장관 등 8명 경질 가라앉지 않는 시위대 분노에 피녜라 대통령 지지율 14%로 추락 연일 계속되는 시위로 위기에 몰린 칠레 정부가 내각의 3분의 1을 교체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내무장관과 경제장관을 포함해 총 8명의 장관을 경질하고, 신임 장관들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칠레 전역에서 지하철 요금 인상이 도화선이 된 시위가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피녜라 대통령은 지하철 요금 인상 철회를 시작으로 연금과 임금 인상, 의료비 부담 완화 등 다양한 대책을 들고 나왔지만 높은 물가와 양극화, 사회 불평등에 대한 시위대의 분노를 달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정부의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지난 27일 전체 장관들에게 사직서를 요구한 바 있다. 이번에 경질된 장관 중에는 피녜라 대통령의 사촌인 안드레스 차드윅 내무장관도 포함됐다. 차드윅 장관은 시위대를 '범죄자들'이라고 표현해 시위대의 공분을 산 인물이다. 지하철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출퇴근 시간 할증된 지하철 요금을 안 내려면 더 일찍 일어나 출근하라고 말했던 후안 안드레스 폰타이네 경제장관도 물러나게 됐다. 이 밖에 재무장관, 노동장관, 체육장관 등도 교체됐다. 이들이 물러난 자리엔 젊은 장관들이 발탁됐다. 곤살로 블루멜(41) 신임 내무장관, 이그나시오 브리오네스(46) 재무장관, 루카스 팔라시오스(45) 경제장관 등 주요 장관들이 모두 40대로 채워졌다. 비교적 젊은 연령대로 구성된 시위대와의 소통을 위해 더 젊고 보다 중도적인 내각을 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개각도 시위대의 분노와 불만을 가라앉히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여러 조치에도 시위는 잦아들지 않고 오히려 확산해 지난 25일에는 1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1990년 칠레 민주화 이후 최대 규모였다. 점점 평화적인 시위로 시위 양식이 바뀌어 가고 있지만 초반 방화와 약탈, 과잉 진압 속에 20명 가까이 사망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번 주에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뚜렷한 주도 조직도 구심점도 없는 자생적 시위이기 때문에 협상을 통한 극적 타결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부의 과잉 대응에 대한 불만도 가시지 않고 있다. 피녜라 대통령은 시위가 격화하자 곧바로 비상사태를 선포에 군에 통제권을 부여하고 야간 통행금지령도 내렸다. 도심에 군인이 배치된 모습은 칠레인들에게 1973∼1990년 군부독재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대통령은 28일 자정을 기해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지난해 3월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우파 피녜라 대통령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카뎀의 조사에서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14%로 추락했다. 1990년 민주화 이후 가장 낮은 대통령 지지율이라고 칠레 언론들은 설명했다. 시위가 격화하기 직전인 이달 중순 조사의 29%에서 뚝 떨어졌다. 또 응답자의 80%는 피녜라 대통령이 제시한 각종 대책이 문제 해결에 충분치 않다고 답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10/29 04:01 송고 106.253.2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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