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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남은 남미국가연합…우루과이 탈퇴로 회원 3개국뿐 2008년 남미 12개국이 설립…정치지형 변화 속에 회원국 속속 탈퇴 '남미판 유럽연합(EU)'을 표방하며 야심 차게 출범했던 남미국가연합(Unasur·우나수르)이 사실상 이름만 남은 처지가 됐다. 에르네스토 탈비 우루과이 외교장관은 10일(현지시간) 우루과이가 남미국가연합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 엘파이스는 전했다. 탈비 장관은 "남미국가연합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본부도, 사무총장도 없고 대부분의 국가가 탈퇴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15년 만에 우파 정권이 들어선 우루과이는 대신 미주상호원조조약(TIAR·리우조약)에 다시 가입한다고 밝혔다. TIAR는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이 1947년 체결한 조약으로, 우루과이는 좌파 정권 시절인 지난해 9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 제재에 유일하게 반대한 뒤 탈퇴한 바 있다. 남미국가연합은 지난 2008년 5월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 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창설됐다. 남미에 온건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정권이 득세한 이른바 '핑크 타이드'(Pink Tide)가 한창이던 무렵이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기구 창설을 주도했고, 남미 12개국이 모두 참여했다. 남미국가연합은 미국의 영향을 줄이고 남미 통합을 지향한다는 목표를 갖고 정기적으로 정상회의와 장관회의 등을 열며 내부 결속력을 다지려 했다. 그러나 남미 정치지형의 변화 속에 남미국가연합도 힘을 잃었다.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등 각국에 속속 우파 정권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회원국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베네수엘라 정치 혼란을 둘러싼 이견이 심화했다. 2018년 4월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파라과이, 페루 등 우파 6개 회원국은 남미국가연합이 방향성을 잃었다며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고 속속 탈퇴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 3월엔 본부가 있던 에콰도르마저 탈퇴했고 지난해 10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물러난 후 들어선 볼리비아 우파 임시정부도 탈퇴 의사를 밝혔다. 이제 남은 회원국은 베네수엘라, 가이아나, 수리남 정도다. 본부 건물도 에콰도르에 반환됐고, 사무총장도 2017년부터 공석이며, 회의가 열리지 않은 지도 한참 됐다. 공식적으로 해산을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지난해 4월에는 남미국가연합을 대체하기 위해 칠레, 콜롬비아 등 우파 국가들을 중심으로 남미발전포럼(Prosur·프로수르)을 만들기도 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3/11 08:51 송고 119.192.2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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