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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인저 대통령, 야당 승리한 재검표 결과 승복 안해 남미 가이아나 대통령 선거 후 넉 달 넘게 지났지만 아직 새 대통령도, 당선인도 없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사회 혼란 속에 가이아나의 '석유 대박' 꿈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인구 78만 명가량의 작은 나라 가이아나에서 선거가 치러진 것은 지난 3월 2일이었다. 데이비드 그레인저 현 대통령이 2018년 12월 신임 투표에서 패한 후 새 선거를 지연시키다 뒤늦게 치러진 선거였다. 유권자가 총 65명의 국회의원을 뽑으면 다수당 당수가 대통령이 되는 방식이다. 선거관리당국의 개표 중간 결과 발표 후 연임에 도전한 그레인저 대통령이 일찌감치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결과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았고 야당은 곧바로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 서구 외교관들로 이뤄진 국제 감시단도 개표 과정의 신뢰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선거 부정 의혹에 무게를 실었다. 결국 공식 발표가 미뤄진 채 재검표에 들어갔다. 국제사회 참관 속에 한 달 넘게 진행된 재검표 결과는 야당이 16만 표 이상 차이로 승리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재검표 결과가 지난달 발표된 이후에도 그레인저 대통령은 패배를 시인하지 않고 있다. 선거관리당국 수장은 오히려 야당에 유리하게 투표로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전체 표 4분의 1을 무효로 처리하고, 그레인저 대통령이 승리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선거 결과 발표를 두고 소송전도 이어지면서 결국 당국의 공식 결과 발표는 나오지 않고 그레인저 대통령 집권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미주기구(OAS) 등은 재검표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그레인저 정권을 향해 "옆으로 물러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미국은 "가이아나의 민주주의를 흔드는 데 책임이 있거나 공모한 이들"의 미국 비자를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레인저 정부는 "정부는 선거관리당국의 기능을 방해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3월 가이아나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 선거였다. 지난 2015년 미국 엑손모빌 컨소시엄의 유전 발견 이후 석유 수출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였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가이아나의 경제가 5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선거를 둘러싼 혼란이 길어지면 가이아나의 '석유 대박' 꿈도 흔들릴 수 있다. 1966년까지 영국령이었던 가이아나는 인도계와 아프리카계가 인구의 주축을 이루며, 정치적 성향도 인종에 따라 양분돼 이미 갈등이 첨예하던 상황이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종 선거 결과는 가이아나와 석유업계의 향후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선거를 둘러싼 교착상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7/17 02:29 송고 106.253.2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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