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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10만 명 귀환…바이러스 취급에 '눈물' 베네수엘라의 경제난과 사회 혼란 속에 최근 몇 년 새 고국을 등졌던 이민자 중 일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속속 귀국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일자리와 살 곳을 잃고 마지못해 택한 귀환이지만, 고국에서도 만만치 않게 고단한 삶이 기다린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콜롬비아, 페루 등 중남미 각국에서 고국으로 돌아간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은 10만 명이 넘는다. 2014년 이후 베네수엘라를 떠난 500만 명 이상 이민자 중에선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민도 역이민도 힘겨운 여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많은 이들이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 베네수엘라를 떠난 것도 돌아온 것도 살기 위해 한 선택이었다.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높은 실업률, 물자 부족 등으로 생계가 곤란해지자 이민을 택했던 사람들은 타지에서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끊겨 월세도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귀국길에 올랐다. 코로나19 탓에 국경이 막히고 교통수단이 사라지면서 수천㎞를 도보로 이동하기도 하고, 국경 부근이나 자국 영사관 근처에서 오래 노숙을 하기도 했다. 고국에서의 상황도 괴롭긴 마찬가지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자국민의 역이민이 시작될 무렵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돌아온 이민자들을 체재 선전의 수단으로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에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정부는 귀국한 이민자들을 확산의 주범으로 꼽았다. 이웃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에 코로나19를 퍼뜨리기 위해 보낸 '생화학 무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늘어나는 귀환 이민자들을 비좁고 열악한 국경 근처 격리시설에 물과 식사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수용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근 로이터통신의 전한 귀환 이민자들의 사연에 따르면 콜롬비아에 머물던 알레한드라가 3월 베네수엘라로 돌아왔을 때 이웃들은 그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의 명령에 따라 2주간 자가격리한 후에도 알레한드라는 4개월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끼니 해결에 어려움을 겪었다. 어쩔 수 없이 고국으로 돌아오긴 했으나 이민자들은 벌써 다시 떠날 생각을 한다. 에콰도르에서 일하다 귀국길에 오른 카를로스 모레노는 WSJ에 "에콰도르 상황이 나아지면 바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도 물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살면서 닭을 팔아 가족들의 끼니를 해결하는 후안 메사는 로이터에 "브라질로 다시 떠날 수 있기 전까지 버티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8/31 05:29 송고 106.253.2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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