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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 국민투표까지 2년가량 소요 예상…"불확실성 커질 것" 우려도 칠레 국민이 새 헌법 제정에 압도적인 지지 의사를 표시하면서 칠레는 40년 만에 새 헌법을 준비하게 됐다. 새 헌법이 제정되고 낡은 '피노체트 헌법'이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까지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2년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칠레 전역에서 치러진 국민투표에선 78%를 넘는 투표자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 기간(1973∼1990년) 제정된 현행 헌법 대신 새 헌법 제정을 택했다. 70% 안팎이던 투표 전 여론조사 결과보다도 높은 찬성률이다. 또 79%가량의 투표자가 기존 정치인들을 배제한 채 시민이 새로 뽑을 대표들이 새 헌법 초안을 작성하길 원했다.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과 시민의 손으로 새 헌법을 써 내려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 조심스럽게 치러진 투표였지만, 투표율도 높았다. 전체 유권자의 50.9%인 750만 명이 한 표를 행사했는데, 이는 지난 2012년 칠레 의무투표제가 폐지된 이후 가장 높은 전국 투표율이라고 일간 엘메르쿠리오는 전했다. 높은 투표율과 찬성률 모두 변화를 향한 칠레 국민의 일치된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이 촉발한 사회 불평등 항의 시위 1년 만에 시위대의 요구사항이던 새 헌법 제정이 결정됐지만, 새로운 헌법이 제정돼 현 헌법을 대체하기까진 갈 길이 멀다. 일단 새 헌법 초안을 작성할 155명의 시민 대표들을 선출해야 한다. 제헌의회 선거는 내년 4월 1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예정인데, 이미 각료들 중에서도 출마 의사를 표시한 이들이 있다고 칠레 정부는 전했다. 제헌의회가 구성되면 1년 이내에 새 헌법 초안을 작성하게 된다.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초안이 합의되면, 2022년 이 초안을 받아들일지를 두고 또 한 번의 국민투표가 진행된다. 그 사이 2021년 11월 대선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는 새 헌법 제정을 위한 오랜 과정이 칠레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피치는 "앞으로 2년간 새 헌법 작성 과정과 일련의 선거들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와 경제 회복 전망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1990년 민주화 회복 이후 칠레 경제 성장을 도운 기본 요소는 새 헌법에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무디스는 "자유시장과 사유 재산권, 중앙은행으로부터의 독립 등 칠레 경제 모델의 기본적인 측면은 그대로 두는 것을 대중이 폭넓게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기 후반인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의 레임덕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녜라 대통령은 국민투표를 앞두고 공공연하게 새 헌법 제정에 찬반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지난해 시위 과정에서 새 헌법 제정 국민투표 합의에 미온적이었다. 지난해 시위 이후 이미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피녜라 대통령은 패배로 여겨지는 이번 국민투표 결과로 더욱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10/27 06:35 송고 106.253.2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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