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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노 임시대통령, 취임 5일만에 물러나…내각도 "줄사퇴" 대통령 탄핵 뒤 빈자리를 맡은 페루의 마누엘 메리노 임시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사임하는 등 페루 정국이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메리노 임시 대통령은 전국적인 항의 시위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해왔으나 이날 국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국회는 이를 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노 임시 대통령은 의회가 새로운 대통령을 임명하기 위해 작업하는 동안 각료들은 계속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밤새 내무·법무·상무·에너지장관 등 최소 11명이 사퇴한 상황에서 메리노 임시 대통령이 누구를 가리킨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WP는 짚었다. 중도우파 야당 소속의 국회의장이었던 메리노 임시 대통령은 최근 탄핵으로 물러난 마르틴 비스카라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10일 취임했다. 그러나 분노한 대중의 전국적 항의 시위와 고조되는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메리노 임시 대통령이나 나이 든 극우 정치인들로 주로 채워진 내각은 밀레니얼 세대가 주축을 이루는 시위대의 분노를 이해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고 WP는 전했다. 국제사회 역시 그를 페루의 합법적 행정부 수반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해왔다.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의회로부터 탄핵당했다. 주지사 시절이던 2011∼2014년 인프라 공사 계약을 대가로 기업들로부터 230만솔(약 7억2천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사유였지만 검찰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의회는 탄핵을 강행했다. 부패 척결 운동을 전개하며 페루 국민들로부터 개혁적 지도자로 여겨지던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뇌물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페루 국민들은 탄핵 결정 이후 이런 결정과 의회, 임시정부를 규탄하는 항의 시위를 벌여왔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페루 국민 5명 중 4명은 그의 축출에 반대하고 있다. 또 비슷한 수치의 국민들은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검찰이 그를 수사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비스카라 전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였다. 탄핵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거세지면서 12일 밤에는 20년 만의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시위가 벌어졌다. 14일 밤에도 시위로 2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WP는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대체로 평화로운 시위가 벌어졌으나 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찰관들은 최루탄 등을 이용해 시위를 진압하려 했다고 전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딸이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경찰들이 어리석고 부당하게 시위대를 공격하고 있다고 규탄하며 "모든 페루가 항의하는 가운데 모든 페루에 반대하는 이 억압이 멈추는 것은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페루는 인구 대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면서 이와 힘겹게 싸우고 있다. 페루에서는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자가 모두 93만4천여명 나왔고, 이 가운데 3만5천명이 숨졌다. sisyphe@yna.co.kr 106.253.2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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