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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 유전도 다시 보자. 아직 석유가 남아 있으니….’ 유가가 치솟으면서 생산량 저하로 문 닫은 유전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남아 있는 한 방울의 석유까지 뽑아내려는 사업가들이 앞 다퉈 옛 유전을 찾아 나서며 ‘블랙 골드러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서북부의 오일 크리크(Oil Creek) 지역. 1859년 에드윈 드레이크가 세계 최초로 원유를 뽑아내면서 ‘석유시대’를 열었던 곳이다. 전 세계의 석유 개발업자가 몰려들면서 활기가 넘쳤던 이 지역에선 이후 중동의 석유가 대량 수입되고 생산량마저 급감하면서 대다수 유전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석유 개발업자들은 최근 방치돼 있던 유전들을 하나씩 사들이거나 정비하면서 다시 원유 추출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7일 보도했다. 오일 크리크 지역의 석유개발업자인 빌 허버 씨는 과거 생산을 중단했던 230개의 유전 중 45개에서 석유 추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녹슨 파이프를 손질하고 고장 난 시추 설비를 손보는 데 하루 일정을 모두 쓰고 있다. 유전 한 곳에서 하루에 나오는 석유의 양은 기껏해야 10∼15배럴. 석유 줄기가 약해지면서 멈춰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는 “유가가 워낙 높다 보니 하루에 0.3배럴 정도만 나와도 수입이 꽤 짭짤하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땅을 소유한 농부들은 석유와 미네랄, 천연가스 개발 및 사용권을 이들 개발업자에게 빌려주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1에이커(약 4046m²)당 25달러에 불과하던 개발 및 사용료는 현재 2500달러까지 껑충 뛰었다. 이 밖에 캐나다의 ‘록 웰 페트롤리엄’이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에 거액을 투자하는 등 이 지역이 뒤늦은 ‘석유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유가가 다시 내려갈 경우 이런 투자는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개발업자들은 “현재의 수급 상황으로 볼 때 석유 가격은 떨어질 수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동아일보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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