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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정권을 유지해온 칠레의 좌파 연립여당 '콘세르타시온'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각 정당들이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최근 연립여당 내 민주당(PPD)과 소수파인 급진사회민주당(PRSD)이 더 많은 자당 소속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지방선거에서 따로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것은 최악의 '악수'라는 지적이다. 밥그릇 싸움 때문에 선거 패배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 좌파와 우파로 양분되는 칠레 정국 구도상 민주당과 급진당을 비롯해 기민당(DC)과 사회당(PC) 등 연립여당 소속 4개 정당은 우파 야당에 맞서기 위해 단일후보를 내세우는 것이 전통이었다. 연립여당이 지난 피노체트 군정이 종료된 1990년부터 네 차례의 대통령 선거를 포함해 모든 선거에서 승리한 것도 이처럼 표를 결집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선 이 같은 '필승카드'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연립여당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18년간 계속된 좌파 정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집권여당의 지방선거 패배는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더욱 확산시킬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 국내 정치문제에 개입을 자제해왔던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도 침묵을 깨고 문제 해결에 나섰다. 현지 일간 라 테르세라는 바첼레트 대통령이 "누구도 연립여당의 단결을 깨뜨릴 수 없다"며 "단합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1일 보도했다. 그러나 바첼레트 대통령은 연립여당 내 각 정당들에 대해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갈등을 조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현지 분위기다. (산티아고=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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