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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대륙과 남극 사이 5천500㎢ 대륙붕 둘러싸고 외교 공방 남미 이웃 칠레와 아르헨티나 사이에서 대륙 남쪽 바다를 둘러싼 영유권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3일(현지시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대륙붕을 놓고 최근 불거진 양국 외교 갈등과 관련해 "우리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칠레 정부의 주장이 국제법과 협약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영유권 주장이 겹치는 해역에 대해서는 "대화와 합의를 통해 지혜롭고 신중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등의 발단은 지난달 말 칠레 정부가 관보를 통해 공포한 개정 해양헌장이다. CNN 스페인어판과 양국 언론들에 따르면 칠레는 해양영토 범위를 명시한 이 헌장에서 자국 대륙붕을 기존보다 3만㎢가량 넓게 규정했다. 이중엔 아르헨티나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5천500㎢가량이 포함됐다. 칠레 남단과 남극 사우스셰틀랜드제도 사이 드레이크 해협이 있는 이른바 '메디아루나'(반달)라고 불리는 곳이다. 아르헨티나는 즉각 외교부 성명을 통해 "칠레가 아르헨티나 대륙붕의 일부를 가로채려고 한다"며 반발했다. 아르헨티나는 칠레가 과거 양국의 영토분쟁 끝에 1984년 체결된 평화우호조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약은 대륙 남쪽 해상에 기준선을 설정해 서쪽은 칠레, 동쪽은 아르헨티나 영토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기준선이 남극까지 쭉 이어지진 않고 공해상의 한 지점에서 멈추는데, 이번 분쟁 해역의 경우 이 지점을 벗어난 곳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아르헨티나는 또 지난 2009년 유엔해양법협약에 이 해역을 자국 영역으로 주장했으며 당시 칠레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칠레는 당시 외교전문을 통해 아르헨티나의 주장을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반박한다.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과거에도 남쪽 비글해협 영유권을 두고 오래 갈등하다 1970년대 말에 전쟁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 이후 교황청의 중재로 1984년 평화우호조약이 체결됐다. 이번에 다시 불거진 갈등은 중요한 선거를 앞둔 양국 정부에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기도 하다. 칠레는 오는 11월 21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며, 아르헨티나에선 11월 14일 중간선거 격인 연방의회 선거가 실시된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9/04 08:56 송고 14.39.8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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