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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가 마약 대응에 대전환을 선언하고 코카인 합법화 방안을 모색한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콜롬비아 첫 좌파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 정부는 출범 첫 화두로 마약 합법화 방안을 제시하고 입법 절차, 인근 국가 공조 등을 구상 중이다. 수십년 간 마약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해왔던 '마약과의 전쟁'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규정하고, 대신 정부가 규제하는 공개 시장에서 거래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페트로 정부의 마약 대응을 진두지휘하는 펠리페 타스콘은 "만일 공개 시장에서처럼 이를 규제한다면 마약 밀매가 사라지고 돈벌이도 차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페루, 볼리비아에 좌파 정부가 들어선 흔치 않은 기회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마약 합법화를 논의하기 위해 이들 국가 당국자들과 만날 의향이 있으며, "궁극적인 목표는 유엔에서 국제적인 마약 협상을 할 수 있도록 남미 지역 연대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페트로 대통령이 이달 7일 취임 일성으로 내놓은 연설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그는 "마약과의 전쟁은 실패했다"고 규정하고 새로운 국제적 협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콜롬비아는 공중에서 제초제를 살포해 코카인 재배를 방해했는데, 이는 가난한 농촌 지역에 피해를 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페트로 정부는 제초제 살포도 중단할 계획이다. WP는 콜롬비아의 이러한 움직임에 미국은 부정적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 압수된 코카인의 90%가 콜롬비아산일 정도로 고질적 골칫거리이기 때문이다. 조나단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페트로 대통령 취임 전에 그와 만나 "미국과 바이든 행정부는 콜롬비아의 코카인 합법화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미국 마약단속국(DEA) 관계자는 콜롬비아의 이번 조치로 마약 밀매 수사에서 양국의 협력 범위가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동안 미국은 콜롬비아의 코카인 농장을 통한 마약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콜롬비아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코카인은 여전히 기록적인 수준이다. 미국은 콜롬비아 코카인 재배량이 지난 10년간 3배 늘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작년 미국에서는 약 2만5천명이 코카인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dindong@yna.co.kr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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