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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4년째 '한 지붕 두 대통령' 사태를 유지 중인 베네수엘라에서 정부와 야권이 갈등 해법을 찾기 위해 1년여만에 다시 머리를 맞댄다. 23일(현지시간) 엘파이스 스페인어판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와,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임시 대통령' 측은 25∼26일 국내·외 정치 현안에 대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기로 했다. 양측 중재 노력을 한 것으로 알려진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마두로 정부와 야권 간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썼다. 콜롬비아 첫 좌파 정부를 이끄는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 9월 베네수엘라와 3년여 만에 외교 관계를 복원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여야 회담은 지난해 10월 멕시코에서의 협상 이후 1년여 만에 성사되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2024년 대선을 비롯해 정치범 석방 조건 등을 의제로 올릴 것으로 로이터는 예상했다. 미국 제재에 대한 입장차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상호 대응 방안을 전달하는 자리도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유엔 차원에서 마련할 가능성이 있는 30억 달러(약 4조원) 규모 기금 역시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의 '한 지붕 두 대통령' 체제는 과이도가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선 2019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한 마두로에 대해 "부정선거에 따른 결과"라며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은 과이도 측은 2019년 1월 자신이 임시 대통령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마두로 정권의 연임에 반대했던 미국을 비롯한 60여 개국이 곧바로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지도자로 인정하고 나서면서, 정치적 난맥상이 시작됐다. 이어 2019년 4월 야권의 군사 봉기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야권은 급속도로 와해했고, 과이도 역시 신뢰를 크게 잃으면서 지금의 어정쩡한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 그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다시피 했던 마두로 정부는 최근 중남미에서 커진 좌파 정권 영향력에 기대 극심한 경제난을 해결할 돌파구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이 원유 수출 등 제재를 완화하는 발판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실제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간 회담이 성사될 경우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의 셰브런 석유 사업 확장을 허가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1920년대부터 베네수엘라 국영 정유사(PDVSA)와 거래한 셰브런은 2019년까지만 해도 베네수엘라에서 하루 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으나,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행정부 명령으로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walden@yna.co.kr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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