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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 민간 무인 비행선을 공격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2023.2.5 [미국 해군연구소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국이 자국 영공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한 것을 둘러싸고 양국 대화 재개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진 가운데 러시아와 일부 중남미 국가들은 직·간접적으로 중국 '편들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5일(현지시간) AF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의 중국 정찰 풍선 격추를 과도한 무력 사용이라고 비난했다. 베네수엘라 외무부는 성명에서 "중국의 비무장 민간 비행체가 공격당했다"고 미국에 화살을 돌렸다. 성명은 또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군사적·물리적 위협이 전혀 없는 민간 비행체라고 표현하면서 "미국은 상황을 진지하고 책임 있게 다루기보다 또다시 무력 사용에 의존했다"며 노골적으로 중국 편을 들었다. 좌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는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국가다. 2019년부터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영 석유기업이 미국의 제재를 받아 경제위기가 심화하면서 관계가 경색됐다. 이에 비해 중국은 미국의 제재 이후 베네수엘라 석유의 주요 수입국이 됐다. 중국의 정찰 풍선이 지나간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별일 아니다'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며 사실상 중국에 힘을 실었다. 중국은 해당 비행체가 정찰 풍선이 아니라 기상관측용 민수용 비행선이며 의도된 영공침입이 아닌 표류라는 입장이다. 콜롬비아는 3일 자국 영공에서도 중국에서 온 비행체가 포착됐으나 위협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4일 밝혔다. 콜롬비아 공군은 성명에서 자국 영토 상공에서 비행체를 탐지해 영공을 떠날 때까지 감시했다면서 "이를 통해 해당 비행체가 국가 안보·방위와 항공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콜롬비아는 중남미에서 친미 성향 국가로 분류돼왔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좌파인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 이웃 베네수엘라와 단절됐던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는 등 '좌파 연대' 복원에 나섰다. 이밖에 다른 중남미 국가 언론들도 중국의 풍선이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상공을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나갔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우방인 러시아는 정부 차원에서 정찰 풍선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보도를 전후로 중국 외교차관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며 돈독한 양국 관계를 과시했다. 중국 외교부 마자오쉬 부부장은 지난 2∼3일 러시아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과 만나 양국의 전략적 협력 강화 등을 논의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지난 3일 마자오쉬 부부장과 세르게이 베르시닌 외무차관의 회담에서 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총회에서 다방면으로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영TV의 진행자가 방송에서 중국 정찰 풍선을 응원하기도 했다고 5일 미국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러시아투데이(RT)의 편집장으로 국영TV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마르가리타 시모니얀은 중국 정찰 풍선에 대해 "온 나라를 뒤집어놨다"면서 "멋지게 해낸 중국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정찰 풍선을 둘러싸고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경계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정찰 풍선 관련해 "언론 보도 내용 외에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 언급할 것이 없다"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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