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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가톨릭계에 대한 탄압을 이어가는 중미 니카라과 정부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한 비판에 발끈하며 외교관계 단절 선언으로 맞대응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와 니카라과 일간지 라프렌사에 따르면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정권은 바티칸 시국과의 관계를 끊기로 했다며, 수도 마나과에 있는 교황청 대사에게 일주일 안에 떠날 것을 통보했다. 니라카과 정부 관계자가 바티칸 측에 교황청 대사관 폐쇄 결정 사실을 구두로 알렸다고 라프렌사는 보도했다. 외무부 역시 "바티칸과의 외교 관계 단절이 제안됐다"고 이날 공식적으로 밝혔다. 제안이 실행되면, 니카라과는 북한, 중국, 베트남, 라오스, 소말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교황청과 공식 관계를 맺지 않은 10여개국 중 한 곳에 추가로 오르게 된다. 이미 가톨릭계에 대한 광범위한 탄압을 이어오던 니카라과에서 교황청과의 교류를 아예 절연키로 한 건 지난주 공개된 프란치스교 교황의 언론 인터뷰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일 인포바에와의 인터뷰에서 오르테가 정부를 공산주의와 나치 독일 히틀러 독재와 비교하며 성토했다. 교황은 최근 롤란도 호세 알바레스 주교에게 국가안보 저해와 가짜뉴스 유포 등 죄를 물어 26년 4개월의 징역형을 내린 니카라과를 강하게 비난하며, 오르테가 정부가 "균형 잡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1985∼1990년 한 차례 정권을 잡았던 오르테가 대통령은 2007년 재선 뒤 개헌을 통해 연임 제한을 없애고 줄곧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도 부통령직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향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상대로 초강경 자세로 대응하고 있는데, 특히 가톨릭계에 대해 무자비한 철권을 휘두르고 있다. 반정부 시위자를 성당에 피신시키거나 정치범 석방을 위해 중재 노력을 한 것에 대해 생트집을 잡고, 교계 방송국과 대학 문을 줄줄이 닫게 했다. 웬만한 종교 행사를 앞두고는 신자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미리 집합 금지 같은 결정을 내리는가 하면 지난해 3월엔 갈등 중재를 위해 노력해온 교황청 대사를 추방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는 마치 1917년의 공산주의 독재나 1935년의 히틀러 독재를 (다시) 가져오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 뒤 "그들은 일종의 무례한 독재 정권"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평했다. 교황의 언급은 전 세계 주요 인권 단체와 종교계의 큰 지지를 끌어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요 발언을 공유하며 "이례적으로 공격적이지만, 환영한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walden@yna.co.kr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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