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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가이아나 국토를 대상으로 한 베네수엘라의 영유권 논란 주장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우리에게 최종 판단을 내릴 권한이 있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양국간 영유권 논란은 두 나라 간 협상이 아니라 관할 권한을 주장한 ICJ의 심리를 통한 결정에 따라 판결 나게 됐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J는 6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1899년 10월 3일 자 중재재판소의 가이아나 대 베네수엘라) 중재 판정 사건과 관련해 베네수엘라 측에서 제기한 선결적 항변(preliminary objection)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선결적 항변은 ICJ에서 본안 심리 이전에 관련 국가가 일정한 사항의 결정을 청구해 심리를 배제하려는 절차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29쪽 분량 기각 결정문을 보면 베네수엘라는 재판 관할권 존부를 놓고 "제삼자(영국)를 뺀 절차에는 흠결이 있다"라거나 "ICJ에서 관할할 수 없는 분쟁" 등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지만, ICJ는 해당 추론에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조안 도너휴 ICJ 소장은 이번 결정과 관련, "재판관 14대 1로 이의는 기각됐다"고 부연했다. 국경을 맞댄 두 이웃 국가 간 영토 분쟁의 역사는 세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베네수엘라가 19세기 초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당시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가이아나 지역 영토에 대한 실효적 지배력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그러다 1836년 가이아나 지역은 영국령(영국령 기아나)으로 넘어갔고, 베네수엘라는 "그곳은 우리 땅"이라며 지속해서 외교적 분쟁으로 끌고 갔다. 1899년 중재재판소에서 영국의 손을 들어줬지만,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1966년 영국에서 독립해 현재의 국가 명칭을 쓰기 시작한 가이아나를 상대로 베네수엘라는 "1966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가이아나와의 분쟁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약속한 만큼 1899년 중재는 무효"를 주장했고, ICJ 판결이 아닌 양국 간 협상을 통한 해결을 피력하고 있다. 스페인어로 '과야나 에세키바'로 불리는 문제의 지역은 가이아나를 가로지르는 에세퀴보강 서쪽으로, 면적은 우리나라의 약 1.5배인 15만9천500㎢ 규모다. 가이아나 전체 국토의 3분의 2가 넘는다. 원래도 금과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자원이 풍부했던 이곳에서는 최근 석유까지 발견되면서, 갈등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즉각 환영 성명을 냈고,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우리가 역사적 상속자"라며 ICJ를 성토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ICJ는 양국 주장 논거에 대한 청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로이터·AP통신은 내다봤다. walden@yna.co.kr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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