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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의 대표적인 제재 대상인 화웨이의 연구개발(R&D)센터를 방문하기로 해 미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상하이에 도착해 나흘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한다. 그는 13일 상하이 소재 화웨이 혁신센터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화웨이가 미국의 집중 제재를 받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화웨이는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TV, PC 등 다양한 전자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화웨이가 각국 통신망에 '백도어'(인증을 받지 않고 망에 침투할 수 있는 수단)를 심어 기밀 정보를 빼낸다고 본다. 민간기업으로 위장한 중국의 사실상 정보기관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2020년 9월 자국 기업은 물론 미국산 장비를 사용해 부품을 생산한 외국 업체들도 미 정부 승인 없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어 최근 들어 퀄컴, 인텔 등 미 반도체 기업의 화웨이에 대한 기술 수출 허가증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비롯해 D램, 통신용 모뎀칩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부품을 미국·대만 기업들로부터 공급받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를 빌미로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맞선다. 화웨이 등에 대한 제재를 시장경제 원칙과 국제 무역 규칙을 위반한 미국의 기술 패권주의라고 비판하면서 자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 당국은 룰라 대통령이 화웨이 혁신센터를 방문토록 함으로써 중국의 IT 기술력을 한껏 뽐내고 브라질과의 IT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미국으로선 중국과 브라질의 이런 제스처가 달가울 리 없다. 미 당국이 불법 기업으로 규정한 화웨이 시설을 룰라 대통령이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그가 중국 편에 섰다는 표시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미국을 화나게 할 수 있는 룰라 대통령의 화웨이 혁신센터 방문을 계획 중"이라고 짚었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였기 때문인지 지난 5일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교장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과 친밀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룰라 대통령의 화웨이 시설 방문이 미국에 도발로 비치질 않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편, 250여명의 대표단과 함께 중국을 찾는 룰라 대통령은 상하이에서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신개발은행(NDB) 본부에도 들르고 14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15일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kjihn@yna.co.kr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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