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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에서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친밀감을 과시하며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대통령 취임 후 처음 미국을 방문한 페트로 대통령은 게릴라 출신으로 콜롬비아 역사상 첫 좌파 정권을 탄생시킨 인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우리는 협력 관계 심화를 위해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며 "콜롬비아가 서반구의 핵심 국가"라고 말했다. 또 페트로 대통령을 향해 "평화와 인권 추구를 위한 강력한 헌신에 큰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며 콜롬비아 반군과의 평화 협상 노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콜롬비아가 수백만 명의 베네수엘라 이민자에게 법적 지위와 10년간 체류할 권리를 부여한 결정을 두고도 "난민에게 큰 환대를 했다"고 추켜세웠다. 이에 페트로 대통령은 "우리는 민주주의와 자유로 이끄는 강줄기를 따라 함께 흐르고 있다"며 "공통된 의제 하에 힘을 합쳐 할 일이 참 많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관심사항인 탈석탄·석유 등 에너지 전환 노력과 이주 정책 개선 등을 위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회담을 마친 뒤 페트로 대통령은 회담에서 기후 변화 해결을 위한 개발도상국의 부채 탕감과 청정에너지 활용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양국의 주요 관심사인 마약 억제 정책과 관련, "(가난한) 농민들이 코카 잎 말고 다른 작물을 재배하며 지금보다 더 나은 생활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 수립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콜롬비아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으로, 미국이 골치를 앓고 있는 마약문제의 주요근원지 중 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페트로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의 '마약과의 전쟁'을 실패한 접근법이라며 국제사회에 새로운 접근법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마약 근절을 위해선 공급을 차단하는 데 역점을 둘 게 아니라 수요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마약 문제의 근본 책임이 생산국이 아닌 미국 등 주요소비국에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또 코카잎과, 여기서 추출한 마약인 코카인은 서로 다른 것이라면서 "고산병 치료 등을 위해 쓰이는 코카 잎 재배까지 원칙적으로 막는 것은 문제"라며 코카잎도 마약으로 간주해 재배를 규제하는 것에 대해 원론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페트로 대통령도 마약 갱단을 뿌리뽑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마약 갱단과 싸우기 위한 더 많은 장비를 미국 측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 정상 간 만남은 중남미 좌파 정권 득세 속에 중국이 이념적 동질성과 경제적 지원 등을 촉매로 이른바 '미국 뒷마당'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열려 눈길을 끌었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 콜롬비아 대통령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페트로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환대하며 정상회담을 한 것은 다분히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페트로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에게 '손톱 밑 가시'와 같은 존재인 베네수엘라, 쿠바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외교 정책을 펴고 있어 미국 공화당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walden@yna.co.kr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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