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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이 파라과이 대선에서 '친 대만' 집권당 후보의 승리로 남미의 유일한 수교국인 파라과이와의 외교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이제 '돈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현지시간 지난달 30일 치러진 선거 결과 '대만 수교 유지'를 주장해온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 소속 후보인 산티아고 페냐가 압도적 득표율로 승리했음에도 대만으로선 마냥 웃을 처지가 아니다. 세계 10대 쇠고기 수출국이자 4대 대두 수출국인 파라과이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선택하지 않고 대만과의 수교를 유지한 대가를 대만이 치러야 할 시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대부분 남미 국가는 14억 인구의 중국에 소고기와 콩을 수출하고 있으나, 중국의 거부로 인해 파라과이는 그렇지 못하다. 이 때문에 파라과이 대선 과정에서 야당인 정통급진자유당(PLRA·급진자유당)의 에프라인 알레그레 후보는 파라과이가 대만과의 오랜 동맹을 유지해온 탓에 발전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해왔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에 주력 농산물 수출을 포기해 생긴 경제적 손해를 대만이 보상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는 파라과이 유권자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얻었다. 대만 매체 중국시보는 "대만이 파라과이와의 외교 관계 강화를 위해 더 큰 비용을 내야 할 처지에 있다"고 2일 짚었다. 실제 지난해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은 대만에 10억 달러(약 1조3천400억원)의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베니테스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닷새간 대만을 방문해 경제적 지원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파라과이와 관계를 잘 풀어가지 못할 경우 지난 3월의 '온두라스 단교'와 유사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걸 잘 아는 탓에 이를 외면하기 쉽지 않다. 오랜 기간 대만 수교국이었던 중미의 온두라스는 지난 3월 14일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이 직접 중국과의 외교관계 수립 추진을 발표한 뒤 같은 달 25일 대만과의 단교를 선언했다. 그리고 곧바로 중국과 정식 수교했다. 대만이 온두라스 내 노바 파투카 수력발전소 건립을 위한 3억 달러(약 3천935억원)를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하자 온두라스가 대만에 등을 돌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도 "온두라스가 대규모 자금을 요구했다. 그들이 원한 것은 돈"이라고 확인했다. 대만 연합보는 파라과이 대선에서 집권당 후보의 당선으로 '대만 단교' 경보가 일시적으로 해제됐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페냐 당선자의 재임 기간에 대만 단교가 현실화하지는 않겠지만, 소고기와 콩 등의 중국 수출을 원하는 파라과이 내부의 여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8월 15일 예정된 신임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에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이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대만언론은 전했다. 라이 부총통은 내년 1월 치러질 대만 총통선거의 민진당 후보로 확정된 중량급 인사로, 이번에 파라과이 지원 의지를 확고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독립 성향의 2016년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금전외교'로 대만의 수교국에 접근해 단교를 유도해왔다는 점에서, 같은 당의 라이 부총통이 총통에 당선될 경우 이 같은 외교적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차이 총통의 8년 집권 기간에 상투메 프린시페,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엘살바도르,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니카라과, 온두라스 등 9개국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손을 잡았다. 이에 따라 남은 대만 수교국은 파라과이를 비롯한 13개국뿐이다. kjihn@yna.co.kr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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