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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브라질 경찰이 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서 위조에 연루된 혐의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을 압수수색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3일 오전(현지시각) 브라질리아에 있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집을 수색하고, 그와 부인 미셸리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또 그의 전 보좌관과 경호원 두 명을 포함해 측근 여섯 명을 체포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브라질 경찰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정부 전산망에 접촉해 전 대통령과 딸, 측근 인사 본인과 가족, 또 다른 측근 두 명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가짜로 발급한 혐의가 있다고 밝힌 뒤 이뤄졌다. 경찰은 이들이 미국 입국을 위해 가짜 증명서를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대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이런 백신접종 증명서 위조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내가 위조한 건 없다”고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또 “나는 백신을 맞지 않았다”며 “전직 대통령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사건을 조작하려고 하다는 데 놀랐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은 70만명이 넘는다. 그는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모임 등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반대하는 등 별다른 방역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의학적 근거 없이 말라리아 예방·치료에 쓰이는 하이드록시클로로킨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말하고 백신을 맞으면 “악어가 된다”고 조롱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에서 패한 뒤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기 직전 미국 플로리다로 돌연 출국해 석 달을 머물다 돌아왔다. 미국은 외국인 입국 때 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서를 요구하지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당시 ‘브라질 대통령’ 신분이어서 이를 면제받았다. 그렇지만 대통령 신분이 종료된 지난해 12월31일 이후 개인 자격으로 미국에 머물 때 어떤 상황이었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언론의 질의에 “비자 관련 개인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고 확인을 거부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3월30일 귀국한 뒤 지지자들이 지난 1월8일 대통령궁·의회·대법원 등을 습격한 사건에 연루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또 재임 중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선물로 받은 고가의 보석을 신고하지 않고 몰래 들여온 혐의도 받고 있고 있다. 이 밖에 아무 근거 없이 브라질의 선거 시스템이 사기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도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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