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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유력 후보들의 '강제 낙마' 논란과 투표장 소요 사태로 얼룩진 중미 과테말라 대통령선거가 좌·우파 간 정면충돌 양상 속에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과테말라 검찰은 13일(현지시간) 좌파 정당 풀뿌리운동의 당원 부정등록 의혹 사건 수사를 위해 수도 과테말라시티에 있는 최고 선거법원(TSE)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이르마 팔렌시아 최고 선거법원장은 현지 라디오인 '에미소라스 우니다스' 인터뷰에서 "이번 조처에 매우 놀랐다"며 "(법원에 대한) 위협인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번 강제 수사는 풀뿌리운동 당원 5천여명의 부정 등록 의혹을 살피는 라파엘 쿠루치체 특별검사 주도로 이뤄졌다. 압수수색 주체는 신시아 몬테로소 검사실이다. 몬테로소 검사는 과거 유력 정치인 부패에 눈 감고 언론인을 탄압했다는 비판을 받은 적 있다. 앞서 전날 오후 쿠루치체 특검은 별도의 성명과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 게시물을 통해 "풀뿌리운동 당원 등록에 부정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발표 몇 시간 뒤 과테말라 최고 선거법원은 일부 야권 반발로 검토 절차에 들어간 지난달 30일 1차 대선 결과를 그대로 확정하고, 다음 달 20일 1,2위 후보 간 결선 투표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못 박았다. 1차 선거에서 풀뿌리운동의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후보는 산드라 토레스 후보에 이어 '깜짝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 이후 과테말라 제7형사법원은 특검 측 요청을 토대로 풀뿌리운동 법인 자격을 정치하는 처분을 내리면서, 혼란은 가중됐다. 제7형사법원 조처로 뿔뿌리운동 정당 활동은 잠정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현지에서는 우파인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현 대통령과 가까운 검찰·형사법원 일부 판사와 최고 선거법원 간 힘겨루기가 대선판을 혼돈으로 몰고 가는 양상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잠마테이 정부에서 신임받던 쿠루치체 특검의 경우 앞서 정부 비리 사건 조사에 훼방을 놨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 때문에 미 행정부가 쿠루치체를 '부패 관리'로 지정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팔렌시아 최고 선거법원장의 성향은 명확지 않으나, 과거 인권 옴부즈맨 조정관과 노동·사회복지 항소판사를 역임하면서 보수파 일색인 사법부에서 비교적 중도적 입장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비롯해 이번 과테말라 선거를 모니터한 유럽연합(EU)과 미주기구(OAS)는 풀뿌리운동에 대한 조처에 우려를 보냈다. 인권 옴부즈맨과 주교회 등 과테말라 내부에서도 1차 투표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자칫 2위 후보 자격마저 위태로워진 아레발로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민의를 거스르고 민주주의 원칙을 흔드는 일부 부패 세력의 시도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며 "저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모든 수단과 자원을 활용해 정당 활동 정지에 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20일 치러질 결선 투표를 위해 계획대로 선거운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walden@yna.co.kr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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