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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칠레에서 정부 고위 관료들이 부패 혐의로 줄사임하면서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남미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두 달 동안 칠레 정부에서 차관 2명과 또 다른 차관급 인사 3명이 국가 예산을 특정 업체에 밀어줬다는 혐의 등으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잇따라 사임했다. 앞서 칠레 주택부는 지난 6월 북부 안토파가니스타주의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대규모 거주지 건설 사업과 관련해 불법 계약 의혹으로 홍역을 치렀다. 4억2600만 달러(약 554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데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고 수의계약 같은 협약만 체결했다는 보도가 현지 매체에서 나왔다. 또 주택부가 계약을 맺은 데모크라시아 비바(민주주의 만세) 재단이라는 곳의 대표가 범여권 민주혁명당(RD) 소속 카탈리나 페레스의 전 연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업체 선정 기준을 놓고 의문이 제기됐다. 결국 이들 의혹으로 인해 계약을 승인한 차관급 주택부 지국장인 카를로스 콘트레라스가 사임한 데 이어 타티아나 로하스 주택부 차관도 물러났다. 칠레 사법 당국은 추가 확인 결과 최대 130억 달러(약 16조원)대의 불법 계약 정황이 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강도 높은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마울레주의 로드리고 에르난데스 주택부 지국장이 자신의 권한이 아닌 데도 일부 재단의 법인 신청을 승인했다가 낙마하는 일도 일어났다. 정부 사업 계약과 관련한 잡음은 지난달 칠레 문화부에서도 발생했고 이 역시 고위 관료의 사임으로 이어졌다. 안드레아 구티에레스 문화부 차관은 전 직장인 산티아고 개발공사와의 계약에 관여했다가 지난달 31일 물러났다. 산티아고 수도권 문화부 지국장인 알레한드라 히메네스 역시 자신이 소속됐던 시민단체에 예산을 배정했다가 최근 직을 잃었다. 고위급의 잇단 부패와 낙마에 37세인 보리치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취임한 보리치 대통령은 신 헌법 제정과 사회보장제 개혁 등 주요 정부 정책을 추진하다가 야권과 시민의 비판에 부딪혀 리더십에 이미 상처가 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국제부 이장원 기자/jwdatou@naver.com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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