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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린 우파 후보와 '친 중국 성향'의 좌파 후보 간 맞대결로 관심을 끈 중미 과테말라 대통령 선거 결선에서 좌파 베르나르도 아레발로(64)가 이변을 일으키며 당선을 확정했다. 20일(현지시간) 과테말라 최고선거법원에 따르면 '풀뿌리운동' 소속 아레발로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대선 결선 투표에서 개표율 96.75% 기준 58.83%의 득표율로, 36.41%의 '희망국민통합'(UNE) 소속 산드라 토레스(67)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무효표(17.33%)가 쏟아진 지난 6월 1차 투표에선 15.51%의 득표율로 토레스 후보(21.10%)에 뒤졌지만, 1·2위 후보 맞대결로 치러진 이날 결선에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앞서 1차 투표 전 시행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던 것을 고려하면 말 그대로 '깜짝 승리'다. 부패와 빈곤, 불법 이주가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지적되는 과테말라에서 아레발로 당선인은 "기득권 부패로부터 국가를 구해내자"는 데 초점을 맞춰 선거 캠페인을 진행했다. 프렌사리브레를 비롯한 과테말라 주요 언론들은 "아레발로는 평소 자신을 부패 척결의 적임자라고 확신했다"며 그의 관련 공약이 지난 10여년간 집권한 보수우파에 대한 유권자 불만을 자극해 막판 돌풍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대선 전 '참신함'으로 무장한 유력 예비후보가 법원으로부터 줄줄이 출마 금지 결정을 받아 든 상황 역시 유권자들이 '기득권 정치인' 이미지를 가진 토레스 후보를 외면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과테말라 국민은 2007년 당선된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2008∼2012년 재임) 이후 16년 만에 좌파 정부에 국정을 맡기게 됐다. 공교롭게도 콜롬 전 대통령은 이번에 낙선한 토레스 후보의 전 남편이다. 토레스 후보는 콜롬 전 대통령과 달리 중도우파 성향이다. 2020년 전후로 중남미를 다시 휩쓸고 있는 거센 온건좌파 물결(제2핑크타이드)에는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과테말라 첫 좌파 민선 대통령'인 후안 호세 아레발로 베르메호 전 대통령(1945∼1951년 재임)의 아들이기도 한 당선인은 "부친이 남긴 여러 유산을 이어갈 것"이라며 교육·보건 분야 투자 강화, 빈곤층 주거 안정, 치안 강화 등을 약속했다. 과테말라 새 정부 출범 이후 국제사회는 무엇보다 외교 정책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중미 유일 대만 수교국인 과테말라가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아레발로 당선인은 결선 진출을 확정 지은 후 가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당선되면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에서는 이 언급 직후 '단교까지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과테말라 첫 여성 대통령을 꿈꿨던 '친 대만' 우파 토레스 후보는 2015년과 2019년에 이어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토레스는 2019년 대선에서도 1위로 결선에 올랐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walden@yna.co.kr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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