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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브라질 사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토지 연고권을 인정해 달라는 원주민 측 손을 들어줬다. 브라질 연방대법원(STF)은 21일(현지시간) 헌법 231조의 이른바 '시기 제한 프레임'(Marco Temporal) 쟁점에 대한 심판에서 법관 9대 2의 의견으로 원주민 측 청구를 인용한다고 밝혔다. 11명의 법관으로 이뤄진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2021년부터 이어진 이 법적 다툼의 핵심은 원주민들의 토지 연고 권한을 어느 시점부터 적용해야 하느냐는 것에 있었다. 원주민 보호에 대한 근거 조항인 브라질 헌법 231조(1988년 10월 5일 공포)에는 "원주민들의 사회 조직, 관습, 언어, 신념 및 전통, 그리고 그들이 전통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땅에 대한 원래의 권리는 인정받는다"고 명시돼 있다. 연방 정부에 원주민 자산 보호책임이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 구문은 최근까지 '1988년 헌법 공포 당시 원주민이 점유하거나 법적으로 분쟁 중이던 영토에만 원주민 점유·사용 청구권이 부여된다'고 해석돼 왔다. 이를 근거로 아마존 개발론자들은 삼림 벌채와 광물 채굴 등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원주민과 환경 운동가들은 "역사적으로 원주민 토지 점유 권한은 반드시 1988년 10월 어느 특정한 날에 점유하고 있었다는 사실과는 무관하다"며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던 땅이기 때문"이라며 반발해 왔다. 특히 원주민 공동체는 군사 정부 시기(1964∼1985년) 수많은 이들이 정권에 의해 쫓겨났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이를 바로잡아야 할 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결정은 그간 시기 제한 프레임 해석론이 우세하던 분위기를 뒤집는 조처로 평가 받는다. 인용 의견을 낸 카르멘 루시아 법관은 "우리는 5세기의 역사 동안 학살과 억압을 받아온 원주민의 존엄성을 살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심판 과정에서) 우리는 모두 브라질 사회가 원주민에게 지고 있는 갚을 수 없는 빚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폴랴지상파울루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원주민들이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연방대법원 앞에서 '조상의 노래'를 부르며 기쁨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원주민들은 "선조들의 영혼이 우리가 선조들의 땅을 지키게 했다"고 말했다고 G1은 전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부의 아마존 열대우림과 원주민 보호 정책은 더 힘을 얻게 됐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 4월 원주민 토지 경계 설정 법령에 서명하며 "숲의 수호자인 원주민의 권리 보장은 아마존 보호와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walden@yna.co.kr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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