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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만성적인 연료 부족에 허덕이는 서반구 유일의 공산국가, 쿠바에 '바다 건너 이웃' 멕시코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라호르나다와 쿠바 관영매체 그란마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자국 국제개발협력청을 통해 쿠바에 석유를 포함한 자원을 보내기 위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산유국인 멕시코는 지난해 하루 평균 162만 배럴 정도의 원유를 생산했다. 최근 도스 보카스 정유 시설 가동 등 영향으로 하루 평균 생산량은 올 연말까지 200만 배럴에 근접할 것으로 정부는 예측한다. 멕시코는 이 중 일부를 올해 몇 차례 쿠바에 '기부' 형태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8월까지 멕시코와 쿠바 유조선이 양국을 여러 차례 오가며 원유를 실어 나른 바 있다고 보도했다. 쿠바는 여기에 더해 베네수엘라에서도 석유를 수입했는데, 국내 수요량도 맞추기 어려워진 베네수엘라에서 쿠바에 대한 석유 수출량을 줄이면서 최근 쿠바 연료난이 가중된 상태다. 지난달 말 쿠바의 알레한드로 힐 부총리 겸 경제 장관과 비센테 데라 오 레비 에너지광산부 장관이 직접 쿠바 관영 TV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해, "(연료 부족으로) 대중교통 운행과 선박 운항 등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쿠바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석유를 포함해 쿠바가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서 도울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민족과 연대한다. (그들이) 공산주의자와 포퓰리스트라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로 인해 미국 정부가 멕시코를 제재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 관계자를 존중한다"면서도 "우리는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주권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어떤 외국 행정부의 허가도 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어 "쿠바 주민들은 비인간적이고 부당한 봉쇄로 고통받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등을 돌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walden@yna.co.kr 122.40.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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