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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의 '실용'에 차베스 '독선' 눌렸다" 2008.07.09 02:21:28 중남미 주도권 경쟁서 룰라 비교우위 평가 "중남미 지역의 헤게모니를 놓고 벌인 룰라-차베스의 경쟁은 룰라의 완승으로 끝나가고 있다" 최근 남미 또는 중남미 지역 주도권 경쟁의 판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8일자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역내 주도권 다툼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달 말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의를 소개하면서 "두 정상이 손을 굳게 잡고 연대를 과시했지만, 그 모습은 더 이상 지난 10년간 미국 정부를 위협해온 중남미 지역 내 포퓰리스트 좌파 지도자들의 확산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당시 정상회의는 중남미 지역의 역학관계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으며, 그것은 역내 강대국으로서의 브라질의 지위와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룰라 대통령의 지도력 우위를 확인해주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그동안 지역통합 및 에너지 문제 등에 있어 긴밀한 협력자이자 경쟁자가 돼왔다. 그러나 자국을 포함한 중남미 지역 발전의 문제에서는 각자 걸어온 길이 극명하게 달랐다. 룰라 대통령이 좌파 출신이면서도 경제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누구보다 실용주의적인 입장을 취한 반면 차베스 대통령은 다국적 기업 국유화와 강경 반미(反美) 노선을 통해 독자적인 블록 구축을 시도해 왔다. 룰라 대통령이 브라질의 경제성장세를 바탕으로 주변국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정치.외교.경제적인 협력관계를 강화해 왔다면 차베스 대통령은 오일달러를 무기로 적지않은 지원을 하고도 '중남미 좌파 연대'의 축을 이루고 있는 볼리비아, 쿠바, 니카라과 정도를 제외하고는 인접국들의 마음을 얻는데 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차베스 파워'의 핵심인 오일달러도 브라질의 잇단 대형 유전 발견으로 점차 위력을 잃어갈 것으로 보이며,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은 차베스 대통령의 영향력 감퇴를 재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 2일 잉그리드 베탕쿠르 전 콜롬비아 대통령을 포함해 좌익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인질 15명이 극적으로 구출된 사건은 차베스 대통령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인질 구출은 이념적 경쟁자였던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에 대한 패배이자 크게는 남미 및 중남미 지역을 무대로 벌여온 룰라 대통령과의 주도권 경쟁에서 밀려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역사학자인 케네스 맥스웰 교수는 "과거 노동운동 지도자로 활동할 당시 룰라 대통령은 항상 협상자였으며, 이것이 '룰라식 실용주의'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말로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룰라 대통령의 비교우위를 설명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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