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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우리베 화해는 '실용주의의 승리' 2008.07.14 06:16:12 "좌파 포퓰리스트, 중도.온건 노선으로 이동 중"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의 화해는 실용주의의 승리라 할 수 있다. " 차베스 대통령과 우리베 대통령이 지난 11일 정상회의를 통해 양국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것은 중남미 지역 정치에서 실용주의가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13일자에서 국제문제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면서 "브라질과 콜롬비아처럼 시장경제와 개발.성장 모델을 바탕으로 하는 실용주의를 택한 국가들이 중남미에서 갈수록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차베스 대통령을 비롯해 중남미 지역에서 이념적 대결을 따랐던 좌파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노선을 수정하고 좀 더 현실적인 중도.온건 전략을 선택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의 모이제스 나임 편집장은 이 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2006년 말까지 이어진 중남미 지역 선거를 통해 좌파정권이 잇따라 등장했지만 차베스와 그의 이념적 동료들이 채택한 낡은 모델의 방향이 조만간 바뀔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견됐던 것"이라는 말로 중남미 지역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변화를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대학의 엘사 카르도소 교수(국제관계학)도 차베스 대통령이 '21세기형 사회주의'를 내걸고 제시한 개헌안이 지난해 말 국민투표에서 부결된데 이어 잉그리드 베탕쿠르 전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가 콜롬비아 군의 작전을 통해 구출되면서 대외정책의 변화도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했다. 카르도소 교수는 베탕쿠르 전 후보의 구출이 차베스 대통령에게는 국민투표 부결에 버금가는 패배를 안겨주었다고 분석하고 "차베스의 가장 큰 실수는 좌익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동정심을 나타내고, FARC를 교전단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은 가까운 동맹국들로부터도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반해 미국의 지원을 받은 우리베 대통령은 베탕쿠르 구출에 성공하면서 명백한 승리를 거두었으며, 수개월간 자신을 '겁쟁이' '마피아' '거짓말쟁이'로 비난해온 차베스 대통령으로부터 '형제' 호칭을 받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 변화는 차베스 대통령이 FARC에 대해 조건없는 인질석방을 촉구하고 대미(對美)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좌파동지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차베스의 입장을 따르는 결과를 낳고 있다. 중남미 좌파 포퓰리스트의 퇴조 기미는 경제정책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브라질 국제관계센터의 조제 보타포고 곤살베스 소장(전 아르헨티나 주재 대사)은 "중남미 좌파정권들이 취한 경제력 집중 및 국유화 정책 모델은 외국인 투자가들의 탈출 러시와 인플레율의 급속한 상승을 가져오면서 점차 국민에게서 외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니카라과, 아르헨티나 등에서 한 때 국내 경제의 어려움을 엘리트 계층과 국제기구, 미국의 원인으로 돌리는 주장이 큰 공감을 얻었으나 지금은 이 같은 포퓰리즘의 효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곤살베스 교수는 강조했다. 볼리비아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개헌안 및 국유화 정책에 맞서 전체 9개 주 가운데 7개 주가 자치권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한편 신문은 중남미 지역에서 포퓰리즘이 실용주의에 밀리고 있는 현실을 각국 지도자들의 지지율 부침으로 설명했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의 경우 36%의 득표율로 당선됐으나 마약밀매 퇴치, 에너지 부문 민영화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얻으면서 현재의 지지율은 61%에 달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우리베 대통령은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과 FARC 세력 약화, 베탕쿠르 구출 등에 힘입어 무려 92%에 달하는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중남미 실용주의 좌파의 대명사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미국 및 모든 중남미 국가와의 우호관계 구축, 대형 유전 개발, 국제 정치.경제무대에서 브라질의 위상 강화 등에 따라 60%가 훨씬 넘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차베스 대통령과 모랄레스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낮은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율 상승에 따른 국내정치 불안, 급진적인 경제정책의 부작용 등으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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