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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2기 정부 과제와 전망>-1 [연합뉴스 2006-10-30 09:01:52] 재선에 성공한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AP)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29일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집권 2기 정부의 정책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브라질 국민으로부터 4년간의 임기 연장을 보장받은 룰라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 대한 강력한 개혁작업을 주도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중남미 최대국으로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세계무역기구(WTO) 협상, 남남(南南) 협력, 중남미 통합 등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흥 경제대국을 상징하는 브릭스(BRICs) 국가이면서도 저성장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현 상황을 타개할 뚜렷한 방안이 떠오르지 않는 점은 룰라 대통령에게 상당한 고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또 대선 과정에서 확인된 것처럼 지역적으로 지지율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지난 4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빈부격차가 여전히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은 2기 정부에 사회갈등 해소라는 무거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 시급한 개혁과제 = 룰라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대선 승리 당시부터 과감한 개혁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그러나 개혁작업은 보수층의 반발과 집권세력의 부패 도미노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룰라 대통령이 가장 시급한 개혁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치 분야다. 대선 1개월여 전부터 현행 4년 대통령 중임제를 5년 단임제로 바꾸는 것을 포함한 개헌론을 펼쳐왔다. 대통령 뿐 아니라 선출직인 주지사와 시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단임제로 바꾸자는 제의를 해 이 주장이 실현될 경우 브라질 정치권은 지난 1989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또 한 차례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30개 가까운 난립상을 보이는 정당구조도 개혁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 대해서는 최대 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이나 자유전선당(PFL)도 "7~8개 정당으로 정리될 필요가 있다"며 공감하고 있어 향후 정치권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라질 사회의 고질적인 부패가 낡은 정치구조에서 시작된다고 간주하는 룰라 대통령으로서는 정치개혁 작업을 위해 2기 정부의 각료직을 대폭 야권에 할애하는 폭넓은 연립정부 구상안까지 제의했다. 따라서 야권이 이에 호응할 경우 정치권 판도가 급속도로 개편될 가능성이 있다. 브라질의 국가적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요인으로 지적되는 '브라질 코스트'에 대해서도 과감한 수술이 예상된다. '브라질 코스트'란 브라질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뿌리깊은 관료주의와 복잡한 조세체계, 지나치게 노동자 위주로 이루어진 경직된 노동법 등이 지적되고 있다. 개도국의 리더를 넘어 신흥 선진국 진입을 갈망하는 룰라 대통령으로서는 국가 성장에 절대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결정적으로 방해하는 정부 내 팽배한 관료주의 척결에 초점을 맞춘 행정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지난 2003년 초 집권 이래 추진해온 사법개혁과 노동법 개혁 등을 2기 임기 내에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 역동성 지향하는 대외정책 = 브라질은 국토 면적이나 인구 규모, 경제력 등에서 중남미 최대국이다. 과거 불간섭정책을 대외정책의 근간으로 해왔던 것과는 달리 룰라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중남미 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결정인자로 급속하게 부상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이 집권 이래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것은 '중남미 통합'과 '남남 협력'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주도 아래 추진되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 협상을 뒤로 미루고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안데스공동체를 한데 묶어 중남미국가공동체를 구성한 뒤 궁극적으로는 중남미 통합을 달성한다는 것이 역내 외교의 핵심을 이루어왔다. 이를 위해 메르코수르 회원국 가운데 경제적 열세에 놓인 파라과이와 우루과이에 대한 재정 지원과 투자 확대를 통해 결속력을 다지는 한편 베네수엘라를 새로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면서 메르코수르 기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에콰도르,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로 이루어진 안데스공동체와는 꾸준히 접점을 찾아가고 있으며, 특히 콜롬비아 및 페루와는 통상 확대와 에너지 공동개발 등을 고리로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에너지 산업 국유화를 선언한 볼리비아와는 그동안 다소 불편한 관계를 보여왔으나,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로 대표되는 브라질이 볼리비아 경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계 회복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이 중남미 지역의 성장엔진이 돼 역내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유럽연합(EU)을 본뜬 지역통합을 이룬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집권 이후 여러 차례에 걸친 아프리카 순방과 지난해 중남미-아랍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이어지는 남남 협력 노력은 2기 정부에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중순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인도-브라질-남아공(IBSA 입사) 정상회담은 남남 협력이 새로운 차원으로 확대 발전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5개 회원국의 메르코수르와 남아공, 보츠와나, 레소토, 나미비아, 스와질랜드 등 5개국이 참여하는 남아프리카 관세동맹(SACU), 그리고 인도 등 11개국을 합친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목표로 한 `입사 공동체'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여기에다 세계 최고의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의 참여까지 예견되면서 거대 시장 탄생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브라질은 이와 함께 개도국 그룹인 G20을 이끌면서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서 선진국의 주요 협상 파트너 역할을 하는가 하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유엔개혁을 주장하면서 새로운 국제질서 구축을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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