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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이어 금ㆍ구리ㆍ옥수수 급락세…WTI 배럴당 70달러 원자재 거품이 빠지고 있다. 지난 7월 고점 대비 원자재 주요 품목 하락률은 50%에 이른다. 국제유가(WTI 기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70달러에 겨우 턱걸이하며 7월 11일 고점인 147달러대에서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이날 종가는 배럴당 70.89달러로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안전자산으로 관심이 높았던 금값도 종목을 불문한 무차별적인 하락세에 동참했다. 금값은 이날 트로이온스당 22달러 떨어지면서 768달러에 마감했다. 구리와 밀도 각각 5.1%와 2.5% 급락했으며 옥수수 가격은 지난 6월 최고가 절반에 불과한 부셸당 4.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9개 원자재 상품을 기초로 한 로이터제프리CRB지수는 278.70으로 3개월 전보다 50% 가까이 급락했다. 원자재값이 급락하는 원인은 금융위기로 유동성위기에 몰린 금융사가 현금 확보 차원에서 원자재를 대거 매도하고 있는 데다 새로운 매수 세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시장을 장악했던 투기세력도 달러가 반등하자 달러 자산으로 갈아타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근 원자재 하락은 세계 경제에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산유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러시아가 역 오일쇼크에 휩싸였다"고 경고했다. 실제 에너지 수출 비중이 높은 이들 국가는 유가가 최소 50달러는 돼야 재정흑자를 누릴 수 있는 구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적정 유가는 95달러이며 러시아는 70달러라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보다 낮은 50달러로 가장 느긋한 처지다. 이 때문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4일 빈 긴급 각료회의에서 감산에 합의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시장 예상 감산폭은 최소 하루 100만배럴에서 200만배럴이다. 도이치은행은 20일 "내년 전 세계 예상 경제 성장률이 1.2%라는 점을 감안할 때 유가는 5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OPEC가 수요가 얼마나 줄지 예측하기 어려워 충분히 감산하지 않으면 감산 효과가 없고 대규모 감산에 돌입할 경우 세계 경제를 위협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OPEC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하루 250만배럴 감산을 단행했지만 감산 약발은 3년 뒤에야 발휘됐다. 다만 유가 하락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석유 채굴 비용이 최근 배럴당 65~85달러 상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일경제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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