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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직을 포함한 모든 선출 공직의 연임제한 철폐를 골자로 하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반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7일 카라카스에서 대규모 반대촉구 시위가 열렸다. AP 통신에 따르면 수만명의 시위대는 카라카스 시내 중심가를 행진하며 오는 15일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이 통과되면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영구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민투표에 참가하여 반대표를 찍자고 호소했다. 개헌 지지세력이 차베스 대통령의 상징색이라 할 수 있는 빨간 색의 웃옷을 주로 입는 것과 대조적으로 노란색 상의를 입은 시위대는 국기와 '반대(NO)'라는 글자가 새겨진 대형 노란색 기(旗)를 들고 행진했다. 시위자들 중에는 '한번 아니다고 했으면 아닌 것(No is no)'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옷을 입은 사람들이 제법 있었는데 이는 지난 2007년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이 부결된 사실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날 시위는 대체로 별다른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시위 출발 직전에 차베스 대통령 지지자 4~5명이 시위군중과 몸싸움을 하고 깃발을 불태우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개헌안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반논의와 함께 시위도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여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론조사 회사 다타날리시스에 따르면 작년 12월 38%였던 개헌 지지율이 올 1월 들어 1천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5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베스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들은 빈곤층이 우선 제대로 먹고, 무상교육과 무상의료의 혜택을 받는 등 복지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차베스 대통령이 계속 집권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반대세력들은 1인 장기집권은 결국 부패를 낳는다고 지적하고 특히 차베스 대통령의 경우에는 이미 10년간 집권하면서 높은 인플레율 등 경제정책에서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2일 미국 CNN과의 회견에서 이번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이 부결되더라도 그것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그의 지지자들이 또다시 개헌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헌법에는 개헌 시도 횟수에 제한을 두는 조항이 없다"고 강조하는 등 개헌에 대한 강한 집념을 그대로 표시하고 있다. 대통령직 연임제한 철폐를 골자로 하는 개헌안이 지난 2007년 12월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데 이어 연임제한 철폐 적용 대상을 대통령직은 물론 모든 선출직 공직으로 확대한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오는 15일 실시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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