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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정치권 강력 반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볼리비아의 태평양 진출 권리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데 대해 칠레 정치권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칠레 정치권은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12일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을 만난 뒤 언론 기고문을 통해 볼리비아의 태평양 진출 권리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칠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1972년 좌파 지도자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 이후 36년만에 처음이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볼리비아가 과거 전쟁으로 인해 태평양 연안 영토를 잃은 것을 놓고 "칠레에 의해 저질러진 수치스러운 역사"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칠레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바첼레트 대통령의 쿠바 방문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볼리비아는 페루와 연합군을 구성해 1879~1884년 사이 칠레와 벌인 전쟁에서 패배한 뒤 태평양 연안의 영토를 상실하면서 해양 출구가 막힌 내륙국으로 전락했다. 볼리비아는 1904년 체결된 조약에 따라 해상 출구 상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으나 이후에도 양국 간에 협상과 갈등은 계속됐다. 2003년에는 곤살레스 산체스 데 로사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칠레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을 결정하자 대규모 폭력시위 사태가 벌어져 60여명의 사망자를 낳으면서 로사다 대통령의 퇴진을 초래하기도 했다. 양국은 군사정권 시절인 1978년 잠깐 외교관계를 회복했으나 태평양 출구를 요구하는 볼리비아 정부의 주장이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외교관계가 또 다시 중단됐다. 그러나 2006년 같은 좌파 성향의 바첼레트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양측의 접촉이 확대됐으며, 같은 해 7월 양국 정상이 볼리비아의 태평양 진출 노력을 지지하는 것을 포함하는 13개항의 협정을 체결하면서 외교관계 복원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지난해 6월에는 양국간에 국방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가 체결된데 이어 칠레의 태평양 연안 아리카 시와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를 잇는 철도의 운행 재개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알레한드로 폭슬레이 칠레 외무장관이 칠레의 또 다른 태평양 연안 항구인 이키케 항을 통해 볼리비아산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을 허용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민투표를 통과한 사회주의 개헌안에 태평양 접근권을 평화적인 중재를 통해 되찾아야 할 권리로 선언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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