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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정부가 16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조항을 놓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적법성 여부를 따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브라질은 WTO 차원에서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포함돼 있는 '바이 아메리카' 조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링 장관은 이어 이 문제를 놓고 치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WTO 차원의 문제 제기는 실현가능한 선택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아모링 장관의 발언이 '바이 아메리카' 조항에 대한 WTO 제소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공식적인 논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링 장관은 앞서 지난 10일에는 "세계경제위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면서 "보호무역주의는 세계경제를 해치는 독(毒)이며, 세계 각국은 경제위기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어지는 것을 결단코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모링 장관은 또 '바이 아메리카' 조항이 세계무역 활성화를 통한 경제회복 노력을 해치는 것은 물론 또 다른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낳으면서 개도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모링 장관은 WTO 도하개발어젠더(DDA) 협상의 신속한 재개와 타결을 위기 해소를 위한 유력한 방안이 될 것이라는 점을 줄곧 주장하고 있으며,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카말 나스 인도 통상장관 및 만디시 음팔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통상산업장관과 만나 DDA 협상 타결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한편 '바이 아메리카' 조항에 대해서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도 잇따라 비난을 제기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세계 각국이 모두 국경에 담을 쌓고 다른 국가의 물건을 더는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면서 "세계 최대 경제국가인 미국은 항상 빈곤ㆍ개도국에 대해서만 무역자유화를 내세운다"고 '바이 아메리카' 조항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룰라 대통령은 '바이 아메리카' 조항을 비롯한 보호무역주의 조치들이 WTO의 무역자유화 원칙을 훼손하고 현재의 세계경제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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