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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반미좌파 정권 북진하나 [조선일보 2006-11-08 03:23] 니카라과 오르테가 16년만에 재집권 美 관리들 노골적 우파 지원이 역효과 작년 볼리비아 집권 후 주춤하다 기세 6일 니카라과 대선에서 다니엘 오르테가 후보(60)가 당선을 확정지음으로써, 중남미 ‘반미 좌파’ 전선은 더욱 세력을 얻게 됐다. 이번 선거에 이어 26일 에콰도르 대선 결선에서도 좌파 후보가 승리하면, 좌파혁명은 볼리비아-베네수엘라-쿠바-니카라과-에콰도르로 급신장하게 된다. ◆다시 힘 받는 반미 전선=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 표결에서 좌절했던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으로서는 활기를 되찾게 됐다. 중남미 반미 좌파 연대 구축의 야심은 작년 말 볼리비아에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제자리 걸음이었다. 니카라과의 오르테가 후보 자신은 예전의 혁명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사유재산을 몰수하고 기업가를 내몰았던 과거와 달리 민간부문과 자유무역을 존중하며, 미국과의 관계도 좋게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2002년 브라질 대선 당시 노동운동가 출신 룰라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그가 ‘깜짝 변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의 말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공약일 뿐이다. 그는 여전히 반미좌파의 기수 격인 차베스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다. 이 때문에 미국 관리들은 일찌감치 오르테가 후보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폴 트리벨리 니카라과 주재 미 대사는 “오르테가가 당선될 경우 미국의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르테가는 누구=“우리 같은 가난한 사람의 대변자.”(마누엘 모데스토·47·노점상)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내전 악몽을 다시 맞을까 두렵다.”(밀통 페레스·36·트럭 운전사)…. 대선이 끝난 다음날인 6일 니카라과는 여전히 술렁거렸다. 오르테가는 남부 지방도시의 중산층 사업가 가정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하지만 당시 소모사 정권의 압제로 일찌감치 정치에 눈을 뜨게 됐다. 15세 때 반정부 활동으로 처음 감옥에 발을 디뎠다. 대학 시절엔 당시 사회주의 비밀조직이던 FSLN에 투신, 지도자로 커나갔다. 1979년 다른 반체제인사들과 더불어 소모사 정권을 전복하면서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고, 국가재건위원회를 통해 절대강자로 부상했다. 하지만, 남미 공산화를 우려한 미국의 지원을 받은 콘트라 반군이 온두라스에서 반격을 시작했고 10년 내전으로 이어졌다. 당시 정부가 밀어붙인 재산몰수와 징병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치를 떠는 사람이 많다. 토지분배와 무상의료·교육에 빈민들은 환호했지만 경제는 수천%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는 등 나락으로 치달았다. 결국 1990년 대선을 허용한 후 미국의 지원을 받은 우파 국민야당연합 후보에게 정권을 넘겨줬다. 이번 당선은 그 뒤로 대선 3수(修)만의 성공이었다. (마나과·니카라과=전병근특파원 bkjeo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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