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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와 에탄올이 새로운 지위 부여" 브라질이 오는 2020년까지 석유와 에탄올 자원을 앞세워 명실상부한 에너지 강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대서양 연안에서 잇따라 발견된 심해유전으로 석유 매장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에탄올 대량생산으로 가장 강력한 에너지 잠재력을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회계법인 언스트&영 브라질 지사와 브라질 유명 연구기관 제툴리오 바르가스 연구재단(FGV)은 최근 작성한 합동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특히 신흥개도국의 대명사인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 가운데 현재 러시아만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국이지만 2020년께가 되면 브라질이 합류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브라질의 석유 생산량이 해마다 평균 4.2%씩 증가하고 국내소비는 평균 3.3%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소비를 제외하고 남는 부분이 수출로 돌려질 것이라는 얘기로, 보고서는 2030년 브라질의 연간 석유 수출량이 93억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석유관리국(ANP)에 따르면 브라질은 지난해 1억5천810만 배럴의 석유를 수출해 136억달러를 벌어들였다. 반면 석유 수입량은 1억4천790만 배럴로 163억달러를 지출했다. 브라질이 이처럼 석유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하는 석유가 대부분 가격이 낮은 중유인데 반해 수입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비싼 경유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그동안 석유 수출국으로 떠오를 것으로는 크게 기대하지 못했다. 브라질 에너지연구소(EPE)의 마우리시오 톨마스킹 소장은 "브라질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주요 에너지원이 장작과 석유였다"면서 "그러나 1973년 1차 오일쇼크로 에너지난을 겪은 이후 에너지원 다양화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실시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심해유전 발견이라는 뜻밖의 성과를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대체에너지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톨마스킹 소장은 "현재 브라질에서 사용되는 전체 에너지 가운데 대체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46%에 달한다"면서 전 세계의 대체에너지 사용 비율이 평균 13%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에탄올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석유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체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다. 브라질은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의 에탄올 생산국이다. 그러나 미국산 에탄올이 식량인 옥수수를 원료로 사용하는 반면 브라질산 에탄올은 사탕수수를 이용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브라질산 에탄올이 미국산에 비해 생산비용이나 온실가스의 주범인 탄산가스 배출량 비교평가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석유와 에탄올 혼합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체에너지 사용을 늘릴 계획을 세우면서 브라질산 에탄올 수출도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브라질산 에탄올 수출이 앞으로 연평균 8.9%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 상황에서 브라질산 에탄올이 직면한 최대의 도전은 선진국의 수입장벽을 뚫고 세계상품화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국은 현재 브라질산 에탄올에 대해 1갤런당 0.54달러(ℓ당 0.22달러)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자국 내 에탄올 생산업체에 대해서는 1갤런당 0.51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EU는 에탄올 생산업체에 대해 ㏊당 45유로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브라질산 에탄올에 대해서는 ℓ당 0.19달러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보고서는 그러나 브라질산 에탄올에 대한 수입장벽이 점차 완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브라질이 향후 10년 안에 2세대 에탄올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에 성과를 거둘 것으로 진단했다. 지금은 버려지고 있는 농산물 찌꺼기를 이용해 에탄올 생산량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브라질은 이를 통해 지난해 말 현재 250억ℓ인 에탄올 연간 생산량을 늦어도 2020년까지 2.5배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시장에서 에탄올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석유 소비량과 비교해 에탄올 사용 비중이 1%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의 마르코스 장크 회장도 "현재로서는 에탄올 생산ㆍ소비 증가가 석유를 대체하는 상황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대서양 심해유전이라는 또 다른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중동부 에스피리토 산토 주에서 남부 산타 카타리나 주에 이르는 800여㎞ 길이의 대서양 연안에 분포돼 있는 심해유전은 브라질에 석유수출국 부상의 꿈을 안겨주고 있다. 아직 정확한 매장량이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최대 1천억 배럴의 석유가 묻혀있는 것으로 추산돼 브라질을 석유대국 대열에 진입시킬 가능성은 확실해 보인다. 가장 난관은 7천m 깊이에 위치하고 있는 심해유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최대 1조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재원과 첨단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에른스트&영 브라질 지사의 조제 카를로스 핀토 연구원은 "심해유전 개발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국제유가의 변동 상황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가 생산비용을 넘는 수준만 유지되면 심해유전 개발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브라질 정부와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에서만 형성된다면 심해유전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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