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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된 이후 5년간 양국간 교역이 확대균형을 이룬 가운데 국내 산업에 대한 피해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이경태)이 31일 발표한 '한-칠레 FTA 발효 5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칠레 FTA 발효 후 5년간 양국간 교역은 2003년 15.8억 달러에서 지난해 71.6억 달러로 4.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평균 35.4%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대세계 교역의 연평균 증가율 18.1%을 크게 웃돌았다. 대칠레 수출은 발효 5년 전과 비교해 6배, 수입은 4배 증가했다. 수출이 확대되고 수입이 안정되면서 무역수지 불균형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 2003년 5.4억 달러였던 무역수지 적자는 매년 확대돼 2006년 주요 수입품목인 동 제품의 가격상승으로 22.5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절반 수준인 11억 달러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교역액 대비 무역수지 적자의 비율은 2003년 34.3%에서 지난해 15.3%로 하락했다. 칠레산 농산물 수입에 따른 국내 산업에 대한 영향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제한적이었으며,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구리 등 원자재와 포도주 등은 국민 후생 증가에 기여했다. 대칠레 수출에 의한 생산유발은 13.2억 달러에서 118.2억 달러로 9배 증가하고 고용유발은 6,041명에서 20,634명으로 4.2배 증가하는 등 한-칠레 FTA가 국내 생산 및 고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칠레 수출 증가는 칠레 수입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져, 2003년 점유율 3.0%를 기록하며 8위를 차지했던 한국은 지난해 점유율이 5.6%로 상승하면서 칠레의 5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중국(2006.10월 발효)과 일본(2007.9월 발효) 등 경쟁국이 칠레와 FTA를 체결하면서 일부 품목의 경우 시장이 잠식되고 있는 등 FTA의 시장선점 효과가 감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칠레 수출업체 104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75%가 한-칠레 FTA가 대칠레 교역에 도움이 됐다고 답변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한-칠레 FTA를 디딤돌 삼아 페루, 콜롬비아, 그리고 MERCOSUR 등과의 FTA를 조속히 추진해 한국의 중남미 FTA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BS경제부 박종환 기자 cbs200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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