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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정부가 좌익게릴라 조직 '빛나는 길'과의 20년간에 걸친 무력 충돌의 와중에서 사망한 7만여명의 희생자를 추념하는 박물관의 건립 제의를 수용했다.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은 31일 기존의 입장을 바꿔 추념박물관 건립을 위해 독일 정부가 제의한 기부금을 받겠다고 밝혔다. 박물관 건립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던 가르시아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지난 수 주 동안 계속된 국내의 비판 여론에다 유력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지난주 대통령궁으로 가르시아 대통령을 찾아가 직접 설득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관측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페루 정부는 바르가스 요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가 독일 정부와 협력하여 추념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독일 정부가 추념박물관 건립에 22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제의한 것에 대해 페루 정부가 거부했다는 보도가 2월 처음으로 나오자 페루 국내에서는 인권단체, 노조 그리고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비판세력은 특히 지난 1980년대 가르시아 대통령 집권1기 기간에 위법은 아니었지만 가르시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할 군부의 인권침해 사건들이 있었다고 진상규명위원회가 확인한 사실을 거론하며 박물관 설립 거부를 성토했다. '빛나는 길'은 한때 정권을 전복시킬 정도로 위세를 떨쳤으나 지난 1992년 그들의 지도자 아비마엘 구스만이 체포되면서 힘을 잃고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리마 AP=연합뉴스)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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