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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 속에 인기영합 복지정책 손질해야 26일 실시된 에콰도르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당선이 확정됨으로써 라파엘 코레아 현 대통령은 자신이 추진해온 사회적 시장경제를 안정적으로 추구할 발판을 마련했으나 한편으론 장기집권과 독재로 치달을 위험성을 안게 됐다. 아직 공식 개표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코레아 대통령의 54% 대 31%라는 압도적 표 차이로 당선됨으로써 국민적 지지를 재확인하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에콰도르는 지난 2007년 1월 코레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10년 동안 대통령이 10명이나 바뀌는 극도의 정치적 혼란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40대 중반에 잠시 재무장관을 지낸, 무명에 가까운 코레아가 나타나 부패한 정치권 타도와 구조적 결함이 있는 자본주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는 지난 23일 저녁 법정 공식유세를 마감하면서 "정당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해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재확인했다. 이번에 8명이나 후보가 난립한 것에서도 볼 수 있듯 어수선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 염증이 정치인 코레아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레아 대통령은 이러한 대중적 지지에다 개인적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정치적 안정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지기반이라 할 수 있는 빈곤층을 등에 업고 부유층과 중산층을 비판하는 전략을 계속 구사함으로써 지지도를 유지, 오는 2013년 대선에서도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는 중남미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장기 집권이 가능한 정치인이 되고 역내 발언권도 커지게 된다. 그러나 지나친 자신감이 정책 독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가 지난 28개월 동안 집권하면서 재무장관을 4명이나 갈아치웠다는 점에서도 이런 우려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 더욱이 신 헌법을 제정하면서 의회의 고유권한이라 할 수 있는 예산 편성권까지 일부 가져온 것은 물론 중앙은행의 자율권 마저 행정부에서 침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통령의 합법적인 독주가 가능하도록 해 놓았다. 재선에 성공한 코레아 대통령은 그간 지지율 상승의 주요인 중 하나로 꼽혀온 복지정책도 손을 봐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그는 2007년 1월 취임한 후 교육과 보건 부문 예산을 3배 늘리는 한편 싱글맘에 대한 지원금을 월 30달러로 2배 증액했다. 그리고 영세 농업종사자와 자가주택 건설을 지원하는 예산을 신설하는 등 좌파 사회주의에 충실한 정책을 펴왔다. 대부분의 빈곤층은 코레아 대통령이 그 동안 전기사용료를 인하하고 각종 보조금을 신설하는 등 대부분 공약을 지켰다며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왔다. 그러나 이같은 복지정책은 재정의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는 원유의 수출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할 때 가능했다.작년에는 유가가 국제시장에서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덕분에 경제가 6.5%나 성장했다. 국제원유 가격이 작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폭락한 상황에도 무리한 복지 정책들을 계속 추진하기는 어렵다. 이미 올해 1.4분기에 원유 수출로 얻은 외화 수입이 작년 동기 대비 67%나 감소했다. 따라서 코레아 대통령은 잠시 승리를 만끽한 후 바로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승리로 코레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쿠바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과 함께 중남미 좌파 세력의 한 축으로서의 위치를 굳히게 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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