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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대량학살 혐의로 기소된 전직 각료들에게 망명을 허용한 페루와의 외교관계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외신기자 회견을 통해 "대량학살 혐의로 볼리비아 검찰에 의해 기소돼 있는 전직 각료들에게 망명을 허용한 페루와 외교관계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페루 정부의 행동을 진지하게 분석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행동은 양국 외교관계를 중대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페루 정부는 최근 3명의 볼리비아 전직 각료에 대해 망명을 허용했으며, 호세 안토니오 가르시아 페루 외무장관도 전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3명의 전직 각료는 볼리비아 검찰이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 전 대통령 정부(1993~1997년, 2002~2003년 집권) 시절 각료 가운데 기소 대상으로 삼고 있는 17명의 명단에 포함돼 있다. 이들은 지난 2003년 10월 초 수도 라파스 인근 엘알토 시에서 발생한 시위를 진압한다며 군병력을 동원해 60여명의 사망자를 낸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산체스 데 로사다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 17일 사임한 뒤 미국으로 달아났으며, 전직 국방장관 및 에너지 장관 등과 함께 미국에 거주해 왔다. 볼리비아 검찰은 지난 2006년 초 모랄레스 대통령 취임 이후 산체스 데 로사다 전 대통령과 각료들을 대량학살 혐의로 기소했으며, 이들에 대한 재판은 오는 1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3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볼리비아와 페루의 외교관계가 중단될 경우 양국이 회원국으로 있는 안데스공동체(CAN)의 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AN은 본래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베네수엘라로 구성돼 있었으나 콜롬비아와 페루가 미국ㆍ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 협상을 추진하자 베네수엘라는 탈퇴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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