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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유물 청산"..쿠바 재가입 여부 불투명 미주 국가들의 협의체인 미주기구(OAS)가 3일 쿠바에 대한 회원국 자격정지 결정을 47년 만에 철회했다. 미국을 포함한 34개 회원국은 이날 온두라스의 산 페드로 술라에서 열린 제39회 총회에서 쿠바가 OAS 설립취지를 준수하는 조건을 달아 지난 1962년 취해진 쿠바에 대한 자격정지 결정을 철회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 냉전시대 유물 청산을 향한 첫발을 내 디뎠다. 하지만 쿠바가 OAS를 '미국의 도구'라고 비난하며 재가입 의사가 없음을 밝혀온데다 미국도 민주화 및 인권존중 등의 재가입 조건을 제시해 놓은 상황이어서 이번 결정으로 쿠바가 OAS에 재가입하게 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마누엘 셀라야 온두라스 대통령은 "오늘 산 페드로 술라에서 냉전이 종식됐다"고 선언하고 "형제애와 관용의 새 시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에콰도르의 판데르 팔코니 외무장관은 "라틴 아메리카 전체가 환호해야 할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호르헤 타이아나 아르헨티나 외무장관은 이번 합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용단을 내렸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지적하고 "이번 합의는 대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으로 냉전시대의 차별 등 모든 불공평을 청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합의가 도출되기 전에 출국했다. 클런턴 장관은 2일 저녁 늦게까지 논의가 계속되자 준비한 1천500 단어 분량의 연설도 하지 못한 채 이집트를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서둘러 자리를 떴다. 클린턴 장관은 미리 준비한 총회 폐막 성명에서 "미국 정부는 과거에 때로는 비생산적인 접근을 했다"고 인정하고 "그것이 불신과 의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병석에 있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대통령은 3일 총회 합의가 나오기 전에 관영신문에 게재된 칼럼에서 OAS가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역사적으로 '트로이 목마'가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줌으로써 미국이 라틴아메리카에 재난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미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대변인은 "오늘의 역사적 행동으로 과거의 불화를 청산하고 현재의 현실들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우드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기본원칙들에 따라 쿠바 국민이 자유롭게 장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회원국들이 쿠바의 자동 재가입을 주장했으나 쿠바가 OAS에 재가입하기 위해 민주주의, 인권 존중 등 원칙들을 지켜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한 것은 미국 외교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앞으로 쿠바가 재가입하기 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쿠바 정부가 수 차례 OAS를 미국의 도구에 불과하다면 회원국 복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또 쿠바 당국이 입장을 번복하고 복귀를 희망한다 하더라도 쿠바 국내의 인권상황과 민주주의 실현과 관련하여 OAS와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OAS 회원국들은 지난 1962년 피델 카스트로가 이끄는 혁명정부가 공산주의를 채택하고 소련과 동맹관계를 맺자 회원국자격정지 결정을 내렸다. 1948년에 창설된 OAS는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현재 회원국 자격이 정지된 쿠바를 포함한 남북 아메리카 대륙 35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산 페드로 술라<온두라스> AP=연합뉴스)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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