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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좌파벨트 확대-통합 가속 [연합뉴스 2006-12-15 06:27:30] 좌파 열풍 대선서 재현..신자유주의 타파 급물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 좌파벨트 확대와 역내 경제통합 가속화, 2006년 올 한해 중남미 정치경제는 이런 표현으로 요약된다. 작년 12월 원주민 출신으론 첫 볼리비아 대통령에 오른 에보 모랄레스(47)로 시작된 좌파 열풍은 올해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브라질, 니카라과,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각국 대선 현장에서 그대로 재현됐다. 좌파 대표주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난 3일 3번째 대선 승리는 그야말로 중남미 좌파 주도권 장악의 대미를 장식했다는 평가다. 이로써 사실상 중남미권에서 실질적으로 우파 보수주의 정권으로 불릴 수 있는 나라는 멕시코, 콜롬비아 정도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나마 멕시코의 경우에도 우여곡절 끝에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이 보수정권을 이어가게 됐지만 파행적인 취임식에서 드러났듯 무시못할 지지기반을 가진 좌파의 협공에 직면해 있다. 나아가 중도파로 분류되는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원래부터 좌파 포퓰리스트적 성향이 강했던데다 최근 열린 남미국가공동체(CSN) 12개국 정상회담에서 차베스 대통령과 긴장관계를 해소하고 협력을 다짐함으로써 중남미 내 우파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중남미 내 미국의 최대 맹방인 콜롬비아의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은 국내 정치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히지만 이를 두고 각기 대선에서 승리한 '개선장군' 좌파 지도자들의 달갑지 않은 시선을 의식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차베스를 중심축으로 한 중남미 좌파 벨트는 ▲기존 제도권을 파괴해 직접적인 국민 지지 확보란 포퓰리스트 전략 ▲민족주의적 에너지 국유화 정책 ▲중남미 지역 통합 ▲미국 주도 신자유주의 정책 타도 등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무엇보다 가난한 민중해방을 역설하며 부패한 보수 정당 배척, 반미노선이 핵심을 이룬다. 좌파벨트 강화는 경제적으로는 '신자유주의 종언'을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0년을 지배했던 미국 주도 신자유주의 개방화 정책은 일정 부분 성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중남미 빈곤과 사회ㆍ정치 양극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더욱 주목할 대목은 좌파 정부간 연계가 급속한 속도로 진척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차베스 대통령의 '볼리바르 혁명'이란 역내 통합이념에는 19세기 중남미 독립영웅 시몬 볼리바르가 중심에 서있다. 볼리바르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를 독립시켰으며 이를 하나로 묶어 '대(大) 콜롬비아'를 뜻하는 '그란 콜롬비아'를 세웠다. 이제 좌파 지도자들은 친미적 기존 보수정치권과 완전히 차별되는 '우리 국민'이란 피플(people)을 상징화해 식민지 독립과 마찬가지로 '미국으로부터의 독립'과 역내 통합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끝난 CSN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남미 지역 양대 경제블록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안데스공동체(ANCOM) 통합 노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유럽연합(EU)식 정치ㆍ경제 통합 모델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이에 CSN 정상들은 역내 결속 강화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상주 기구로 대통령보좌관협의체를 설치키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원 확대와 전력공유 활성화, 수송망 개선 및 금융망 연계 확대 나아가 남미의회 설립의 가능성을 모색키로 했다. 중남미 경제통합과 관련해선 이른바 에너지 연대가 축을 이룬다. 대표적인 것은 베네수엘라-브라질-아르헨티나를 잇는 총연장 9천㎞의 중남미 대륙 종단 천연가스 수송관 건설 공사로 중남미 통합을 위한 차베스 대통령의 최대 역점사업이다. 아울러 유로화와 비슷한 맥락의 '중남미 통합화폐'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시작돼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이는 중남미권에서 미국 달러화가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상황을 벗어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또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10일 중남미 각국 국책은행이 참여하는 '중남미 은행' 설립을 통한 재원조달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이른바 중남미판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볼 수 있는 '중남미 은행' 설립안은 룰라와 함께 중남미 좌파의 양대축을 이루는 차베스의 구상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칠레 중심의 온건파 실용주의 좌파 그리고 멕시코, 콜롬비아의 우파 정권은 '미국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내년 중남미 정치경제는 더욱 미묘해지는 좌우파 세력 쟁탈전의 한복판에 서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im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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