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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브릭스 첫 정상회담 지난 10년간 성장 가도를 달리면서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훌쩍 커버린 브릭스(BRICs). 신흥시장을 대표해온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 4개국은 선진국발 금융위기 속에 통화가치 폭락과 외화보유액 급감, 급격한 성장률 하락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들 4개국이 비록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성장 잠재력을 생각하면 침체에서 빠르게 벗어나 전 세계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브릭스 4개국 첫 정상회담에 대해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도 그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브릭스는 금융위기 조기 극복 방안과 함께 국제 무역질서 재편, 금융구조 개혁 등에 대해 공통의 목소리를 내면서 기존에 형성된 미국 주도의 국제 경제 질서를 강도 높게 비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01년 '브릭스'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짐 오닐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브라질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히려 세계 경제위기 해소를 위한 브릭스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 경제위기 탓에 브릭스 국가들의 꿈이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의 경제위기가 심화할수록 브릭스에 대한 신뢰는 높아질 것이며 2027년까지 전 세계 경제를 이끄는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가 이미 독일을 제쳤고 2년 안에 일본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2027년께가 되면 미국마저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와 브라질 역시 10년 후면 G7(선진 7개국)을 이루는 유럽의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능가할 정도의 경제 규모를 갖출 것이며, 이후에는 독일과 영국까지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지난 10년간의 경제 성적표를 보면 이런 전망을 충분히 가능케 한다. 실질 경제성장률은 지난 10년 사이 중국은 9.75%, 러시아와 인도는 각 7%, 브라질의 경우 3.3% 신장했다. 외화보유액의 경우 중국은 1998년 2천120억 달러에서 1조9천500억 달러로, 브라질은 280억 달러에서 2천50억 달러로, 러시아는 350억 달러에서 4천380억 달러, 인도는 540억 달러에서 3천100억 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센터(CERB)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경제 위기로 주요국의 GDP 순위가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이라면서 브라질은 오는 2010년까지 10위에서 8위로, 인도는 12위에서 10위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둡고 긴 불황의 터널이 신흥 경제국들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달 말 `주요 신흥국의 경기 회복 역량 점검'이라는 보고서에서 "신흥국 경기가 선진국과 다른 궤적을 그리며 회복하는 사이클-디커플링(탈동조화) 가능성이 점차 커지면서 신흥국들이 상호 무역을 통해 한발 앞서 회복기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과 브라질은 내수가 탄탄하고 정부 재정이 건전해 경기부양책을 차질없이 추진, 빠르고 강하게 회복할 것이며 인도와 러시아는 급격한 투자자금 유출로 금융시장이 불안하지만 대응 역량이 우수해 다소 시차를 두고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세계 경제에서 무시 못할 자리에 오른 브릭스는 이제 더 큰 무대를 꿈꾸는 듯 보인다. 이들 국가는 이번 금융위기로 힘을 잃은 달러 의존도를 줄이면서 새로운 기축 통화 탄생을 외치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 기구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브릭스가 4개 신흥 경제발전국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 G8과 같은 정치•경제 동맹체로 성장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G8(서방 선진 7개국+러시아)이 여전히 중요성을 갖고 있지만 중국, 브라질, 인도의 존재를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브릭스는 사실상 모든 국제 현안에 참여해야 한다"며 새로운 형태의 국가 동맹으로 탄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브릭스 4개국이 이번 금융위기로 꺼져가는 경제성장의 엔진을 되살리면서 세계 경제를 호령할지 주목된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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