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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조직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측이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비디오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콜롬비아 정부가 확보했다가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AP통신에 넘겨진 후 한 콜롬비아TV에 방영된 비디오에는 FARC 지도자가 2006년 에콰도르 대통령선거에서 코레아 대통령 진영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코레아 대통령은 그 동안 미국 등 국제사회가 테러단체로 규정해 온 FARC와 어떠한 관계도 없다고 주장해 온 만큼 공개된 비디오는 코레아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관측통들은 콜롬비아 군이 FARC를 토벌하는 과정에서 에콰도르 국경을 침범한 것을 계기로 양국간 외교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또다시 비디오 문제가 불거짐으로써 양국간 관계 개선은 더 요원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콜롬비아 당국은 지난 5월30일 보고타에서 FARC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아델라 페레스(36)로부터 컴퓨터 자료를 확보한 뒤 암호해독 작업을 거쳐 한 시간 분량의 이 비디오를 복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비디오에서 FARC를 창설한 후 최고지도자로 군림해 온 마누엘 마루란다가 사망한 후 조직의 2인자가 된 호르헤 브리세노(일명 모노 호호이)는 정글에서 250여명으로 추정되는 전사들에게 랩톱 컴퓨터의 화면을 보면서 마루란다의 유서를 공개하는 가운데 FARC가 코레아 진영을 지원한 사실을 확인한다. 브리세노는 먼저 마루란다가 죽었으며 이에 따라 지도부 개편 사실을 확인하고 마루란다가 죽기 며칠 전에 남긴 서한을 낭독하는 가운데 에콰도르를 언급했다. 마루란다는 결국 유언이 된 서한에서 컴퓨터 자료들이 유출되면서 "FARC 비밀들을 완전히 노출됐다"고 한탄했다. FARC가 코레아 대통령을 지원했다는 소문은 콜롬비아 당국이 오래 전 부터 주장해 온 것이지만 FARC 지도자가 그 사실을 확인하는 장면은 처음으로 알려져 있다. 콜롬비아 군이 에콰도르 국경을 넘어 FARC 기지를 공격하면서 확보한 컴퓨터 자료에서도 이미 코레아 대통령 진영에 돈을 건네줬다는 언급과 함께 코레아 대통령의 측근을 만났다는 대목이 있다. 당시 확보된 컴퓨터 파일에서 FARC 지도부는 코레아 진영에 최소한 10만 달러를 지원해야 한다고 논의했다는 것이 콜롬비아 당국의 주장이다. 관측통들은 새로 확인된 비디오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코레아 대통령이 직접 FARC와 접촉했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겔 카르바할 에콰도르 안보장관은 17일 비디오 파문과 관련 "코레아 정권은 FARC와 어떠한 관계도 없으며 선거지원자금을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판데르 팔코니 외무장관은 콜롬비아 당국의 주장에 대한 진상조사를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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