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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관계 정상화 청신호" 과거 정권 각료의 망명과 아마존 원주민 유혈충돌 사태로 갈등을 빚었던 볼리비아와 페루 관계가 정상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EFE 통신이 31일 보도했다. 통신은 양국이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지난달 15일 자국으로 소환됐던 페르난도 로하스 볼리비아 주재 페루 대사가 이날 라파스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로하스 대사는 라파스에 도착해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볼리비아로 돌아온 데 대해 만족한다"면서 "페루의 이익과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하스 대사의 복귀는 지난 23~24일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열린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담 기간 다비드 초케우안카 볼리비아 외무장관과 호세 안토니오 가르시아 벨라운데 페루 외무장관의 회동을 통해 결정됐다. 볼리비아 사법부는 지난 5월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 전 대통령 정부(1993∼1997년, 2002∼2003년 집권) 시절 각료 6명에 대해 인권탄압 혐의로 체포령을 내렸으나 이 중 3명은 페루 정부에 의해 정치적 망명이 허용됐다. 이들은 지난 2003년 10월 초 수도 라파스 인근 엘알토 시에서 발생한 시위를 진압하면서 군병력을 동원해 63명의 사망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은 10월' 사건으로 불리는 당시 시위는 볼리비아 정부가 칠레를 경유하는 대미(對美) 천연가스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데 반대해 일어났다. 볼리비아 정부는 정치적 망명을 허용한 페루 정부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이들의 추방을 요구하는 한편 외교관계 단절 가능성까지 시사했었다. 이어 아마존 밀림지역 개발을 둘러싼 페루 정부와 원주민의 충돌로 경찰과 원주민 30여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이를 대량학살 행위로 규정하자 페루 정부는 로하스 대사를 소환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면서 충돌이 초래됐다"면서 "이 사건은 아마존 밀림을 사유화하고 다국적 기업에 개발권을 넘겨주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FTA 학살'이다"고 주장했다. 양국은 콜롬비아 및 에콰도르와 함께 남미지역 경제블록인 안데스공동체(CAN) 회원국이지만 페루와 콜롬비아가 미국과의 FTA 체결을 추진하면서 불편한 관계를 계속해 왔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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