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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시위 들끓고 주변국 외면… 열흘넘게 해외순방만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전가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본국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들끓고 중남미 각국에서도 ‘더 이상 국제문제에 간섭말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를 순방하며 ‘반미’ 기치를 높이 들고 있다. 6일 미국 CNN•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독일 슈피겔 온라인 등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오는 11일까지 12일간에 걸쳐 리비아, 알제리, 시리아, 이란, 벨라루스, 러시아 등 6개국을 방문 중이다. 대부분 미국과 관계가 껄끄러운 국가들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란에 도착,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반미 전선 구축을 다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란이 핵 무기를 제조하고 있다는 증거는 단 한개도 없다”며 “그들(미국)은 아마 곧 베네수엘라에도 같은 혐의를 씌울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자신의 목표가 이란의 도움을 받아‘핵 마을(Nuclear village)’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열흘 넘게 ‘외국 친구들’을 찾아 헤매는 것은 그만큼 내치(內治)에서의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베네수엘라 인접국 콜롬비아 정부가 미군 주둔 규모를 확대하고 군사기지를 제공키로 하자 차베스는 이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과거 같으면 다른 남미 정상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겠지만 이제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지난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남미국가연합(UNASUR) 특별정상회의에서 12개국 정상들은 콜롬비아측 의도대로 ‘외국 세력이 한 국가의 주권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론적인 문구에만 합의했다. 반면 차베스 대통령이 요청한 ‘미군의 콜롬비아 주둔 반대’조항은 끝내 명시되지 못했다. 베네수엘라 중앙대학의 마리아 태레사 로메로 교수는 CSM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의 패배자는 차베스 대통령”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6월28일 든든한 친구였던 마누엘 셀라야 온두라스 대통령이 쿠데타로 쫓겨나고, 또 다른 친구인 크리스티나 데 커처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남미에서의 차베스 입지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내부적으로도 최근 들어 차베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5일 반차베스 시위대 수만명이 지난달 통과된 교육법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차베스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실시해온 주요 기업의 국영화 조치로 산업생산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문화일보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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