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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EFE 통신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대사관이 없는 것이 볼리비아 발전을 위해 유익하며, 미국 마약단속국(DEA)이 없어도 마약퇴치 활동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어 "미국 제국주의가 볼리비아에서 활개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말해 미국에 대한 반감을 거듭 확인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볼리비아는 세계 모든 국가와 외교관계를 수립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 대사가 볼리비아로 돌아오는 것은 볼리비아 정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6년 초 이래 지난 4년의 집권 기간 동안 모랄레스 대통령은 사사건건 미국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보수우파 야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필립 골드버그 당시 미국 대사를 추방했으며, 2개월 후에는 DEA 요원들의 자국 내 활동을 금지했다. 미국 정부도 구스타보 구스만 워싱턴 주재 볼리비아 대사를 추방하고,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볼리비아산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 면제 혜택을 중단하면서 양국 관계는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올해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 정상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볼리비아 정부의 코카인 퇴치 노력에 대한 재정지원 재개와 코카 재배 장려 정책 인정, 볼리비아산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 면제 혜택 부활, 볼리비아 야권에 대한 지원 중단 등을 대미 관계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해 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6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이 예상되고 있으며, 대선 이후 미국-볼리비아 관계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힐 지 주목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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